그리스 집권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16일(현지시간)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 조건인 개혁법안 처리 과정에서 심각한 내분이 벌어 졌지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일단 부분 개각으로 봉합하고 채권단과 협상을 마무리 하고서 조기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표결에서 시리자 의원 149명 가운데 39명이 반대(32명)나 기권(6명), 불참(1명) 등으로 치프라스 총리가 서명한 구제금 융 협상안을 지지하지 않았다. 시리자 의원 26%가 반란표를 던져 치프라스 총리의 입지가 큰 타격을 받았다.

반란표는 시리 자 내 급진파인 ‘좌파연대’(Left Platform)와 그리스공산주의자기구(KOE), 국제노동자좌파(DEA) 계열 의원들로부 터 나왔다. 이 중 좌파연대의 대표인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해 코스타스 이시초스 국방부 차관, 디미트리 스 스트라툴리스 사회안전부 차관, 나디아 발라바니 재무부 차관 등 각료 4명이 포함된다.

라파자니스 장관은 이날 표결 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에 반대하지만 여전히 시리자 정권을 지지하며 조기총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치프라 스 총리가 요구한다면 장관에서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치프라스 총리는 이르면 이날 오전 반란표 39명 가운데 각료 4명 을 교체하는 개각과 조이 콘스탄토풀루 국회의장에 사임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치프라스 총리는 이들을 출당시킨다면 연 립정부가 붕괴하기 때문에 당분간 이들이 분당하지 않도록 끌어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교체된 각료들도 시리자 의원직을 유지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리자는 야당 가운데 의석수가 13석으로 가장 적은 독립그리스인당(ANEL)과 연정을 구성해 전 체 300석 가운에 162석을 확보한 상태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표결 직전 연설에서 자신도 합의문에 동의하지 않지만 합 의하지 않는다면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유로존 탈퇴 중에 선택해야 했다며 찬성표를 호소했 다. 특히 그는 채권단의 바람대로 잠시 존재하는 정권이 아니라 정권을 유지해 계속 채권단과 싸워나가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 가 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