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재테크…그래도 길은 있다
정답 없는 재테크…그래도 길은 있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 중국은 상하이에 이어 선전증시의 빗장을 풀 계획이다. 지난 5일 선거를 치른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美 금리 인상 약인가 독인가

미국 금리 인상은 하반기 최대 이슈다. 수년간 돈을 풀던 미국이 돈을 거둬들이는 쪽으로 기조를 바꾸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아직까지 평온하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6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 순매수액(4조8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 오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을 팔아치울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단기 악재 정도로 여기고 있다.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만큼 이전 금리 인상기처럼 2~3개월에 한 번씩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증시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는 있지만 지수가 200~300포인트씩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길게 보면 채권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으로 움직여 증시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증시 좌우할 3대 변수] 금리인상 나서는 美…채권에 몰린 자금, 주식으로 점차 이동
과거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증시에 나쁜 재료가 아니었다. 미국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시기는 2004년 6월이다.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 1.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년간 17차례 올렸다. 2006년 6월의 기준금리는 연 5.25%에 달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직후엔 코스피지수가 빠졌다. 2004년 5월 말 803.84였던 지수는 6월 말 785.79, 7월 말 735.34로 조정받았지만 8월부터 ‘나이키 커브’ 모양으로 상승세를 탔다. 미국 금리가 최고조에 달한 2006년 1400선을 돌파했다.

○‘두 번째 빗장’ 푸는 중국

[하반기 증시 좌우할 3대 변수] 금리인상 나서는 美…채권에 몰린 자금, 주식으로 점차 이동
선전과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도 관심거리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최근 선강퉁 준비 작업이 7월 말까지 완료될 것이며 공식 발표 이후 3~4개월이 지나면 거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 증권사를 통해 선전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선전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1000억달러로 유가증권시장의 두 배 수준이다. 금융, 제조업 중심인 상하이증시와 달리 인터넷, 바이오 등 신흥 산업군 비중이 높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다는 점도 상하이증시와 구분되는 대목이다. 후강퉁 때처럼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지, 전문투자자로 자격을 제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재테크족 입장에서 선강퉁은 새로운 기회다.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본토 중소형주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증시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을 겨냥한 자금 중 일부가 선강퉁을 계기로 중국으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그리스 행보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스는 지난 5일 국민투표를 통해 채권단과의 협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럽 금융시장이 그리스발(發)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그리스 채무의 80%가 공공기관인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집중돼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민간 채무가 많지 않은 만큼 금융회사들의 연쇄 부도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대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았다”며 “외화가 부족한 일부 신흥국을 뺀 나머지 나라에는 투자 심리 위축 이상의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