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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의 그리스] 15억유로 못 갚은 그리스…치프라스·채권단 "표 대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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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투표 앞두고 막판 기싸움

    EU, 연일 강경 목소리 "부결땐 처참한 미래 기다려"
    배수진 친 치프라스 "찬성안 나오면 사퇴할 것"
    "구제금융 2년 연장하자"…그리스, 채권단에 새 제안
    그리스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아테네 의사당 앞 신타그마(헌법) 광장에서 ‘아니오(OXI)’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채권단 협상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오는 5일 치러질 예정이다. 아테네EPA연합뉴스
    그리스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아테네 의사당 앞 신타그마(헌법) 광장에서 ‘아니오(OXI)’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채권단 협상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오는 5일 치러질 예정이다. 아테네EPA연합뉴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15억유로(약 1조8700억원)를 상환 만기일인 30일(현지시간)까지 갚지 못했다. IMF는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아니라 체납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국가신용등급을 최하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리는 등 국제 금융계에선 그리스가 디폴트와 다름없는 상황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일 투표가 그리스 사태 분수령

    [혼돈의 그리스] 15억유로 못 갚은 그리스…치프라스·채권단 "표 대결만 남았다"
    그리스가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7월5일 치러지는 국민투표다. 그리스 국민들이 투표에서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IMF 등 국제 채권단이 제안한 개혁안에 찬성한다고 의견을 모으면 연내 155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규모다. 반대로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을 거절하면 ECB의 긴급 자금지원 등이 끊기면서 디폴트 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은 그렉시트를 막아야 한다는 데는 생각을 같이하면서도 정반대 해법을 내놓으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9일 그리스 국영TV ERT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반대표를 던져야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을 받아들이자는 의견이 많이 나오면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사퇴를 시사했다.

    국제 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개혁안에 찬성하지 않으면 그리스가 EU에서 빠져나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그리스 국민들을 압박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은 EU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미와 같다”며 “반대표가 많이 나온다면 처참한 미래가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이 ‘강(强) 대 강(强)’으로 맞서면서 그리스 국민은 정부를 바꿀지, EU를 떠날지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국제 채권단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가 그리스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47.2%로 반대한다(33.0%)는 응답보다 많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잔류해야 한다는 의견(67.8%)은 탈퇴해야 한다(25.2%)는 의견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많았다.

    그리스 국민은 나라가 디폴트에 빠지고 유로화가 아닌 자체 통화를 사용하게 될 경우 물가 급등, 실업 급증, 은행과 기업의 연쇄 파산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민 67% “유로존에 남고 싶다”

    S&P는 그리스 신용등급을 ‘CCC’에서 지급 불능 상태를 의미하는 ‘CC’의 바로 윗단계인 ‘CCC-’로 떨어뜨렸다. S&P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그렉시트 가능성이 5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만약 국민투표에서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면 조기 총선으로 치프라스 정부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FT는 “새로 들어서는 정부가 국제 채권단과 합의를 마치고 구제금융을 받는 수순을 밟을 텐데 오는 20일에는 ECB에 35억유로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국민투표 전에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가 극적 타결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 모두 파국은 피하고 싶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융커 집행위원장은 30일 그리스 호텔에 적용하는 부가가치세율을 그리스가 요구한 것처럼 13%(채권단 23%)로 유지하는 양보안을 제시했고 치프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지원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협상안을 제안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2년 동안 유럽안정기구(ESM)가 그리스에 필요한 재정과 채무 재조정을 위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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