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허핑턴포스트코리아 캡쳐 / 신경숙 사과 신경숙 사과 신경숙 사과)





신경숙 뒤늦은 사과 `역풍` 불렀다··문단·출판계 `후폭풍` 직면





`신경숙 사과` 소설가 신경숙이 표절 논란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신경숙은 23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신경숙은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신경숙은 15년 전인 지난 2000년 정문순 문학평론가가 이미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00년에 그런 글이 실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읽지도 않은 작품(‘우국’)을 갖고 그럴(표절할) 리가 있나, 생각했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며 “그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정원옥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은 신씨가 일종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며 여전히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은 "신씨가 언론사 인터뷰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질문으로 남겠죠`라고 말한 부분에서 신씨가 이번 파문을 작가 개인에 대한 공격과 비난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여전히 신씨는 표절 의혹에 진심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씨를 비롯해 지금까지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작가들은 매번 `가져다쓰긴 했는데 표절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출처를 표시하겠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며 "이렇다면 한국에 표절 작가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심보선 시인도 "표절을 `타인의 글을 독자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은폐하면서 자신의 글로 둔갑시켜 독자에게 선보이는 행위`로 정의하면 문제가 된 신씨 소설은 표절에 해당한다"며 "신씨는 이런 규칙 위반 행위에 대해 문학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소설가 이응준 씨(45)는 16일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란 글에서 신경숙 씨가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이 미시마의 ‘우국(憂國)’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한국문단의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라고 비판하고 "2000년 가을 즈음부터 줄줄이 터져 나온 신경숙의 다양한 표절 시비들을 그냥 시비로 넘겨버리면서 이후 한국 문단이 여러 표절 사건을 단호하게 처벌하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체질화시켰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응준 씨는 신경숙 씨의 소설에서 의심되는 부분 각각 4개와 7개 문장을 올리면서 해당 부분에 대해 이 씨는 같은 글이나 다름없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경숙은 출판사 창비에 “‘우국’을 읽어본 적도 없다”며 대응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오래전에 한 번 겪은 일이어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많이 읽지 않았고 못 읽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표절 사태를 두고 이른바 `돈 되는 작가`와 이를 통해 돈을 벌려는 상업적 출판사, 여기에 소속돼 이견을 내기 어려운 평단이 만든 씁쓸한 합작품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을 받는 작가를 배출해야 한다는 문학계의 조급함도 논리적인 비판이나 근거 있는 의혹 제기조차 뭉개고 `신경숙의 신화`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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