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중국 증시…불안한 후강퉁 투자자
해외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익률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중국과 유럽 증시가 조정을 받은 탓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단기 고점(5166.35)이었던 지난 12일 이후 12% 가까이 빠졌다.

○중국 본토주식 투자자 ‘울상’

상하이지수의 23일 종가는 4576.49였다. 장 막판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2.19% 올랐지만 전거래일 하락폭(6.42%)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지수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6.87%에 달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불안했단 얘기다.

중국 주식 직접매매 실적 1위 업체인 삼성증권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중국국제여행사다. 이 종목은 지난 10일 고점 대비 14% 하락했다. 두 번째로 매수가 많았던 장쑤장전테크놀로지는 낙폭이 더 컸다. 이달 초 기록한 연고점에 비해 주가가 30% 가까이 빠졌다. 직접매매 2위인 유안타증권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상하이전기그룹(고점 대비-31%), 상하이바이롄그룹(-12%) 등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중국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들도 손실이 불어나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로, 지수 변동폭의 두 배만큼 가격이 움직이는 ‘TIGER차이나A레버리지’는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19.43% 하락했다. ‘신한BNPP차이나본토’(최근 1주일 수익률 -12.36%), ‘삼성CHINA2.0본토’(-11.06%) 등 일반 주식형 펀드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롤러코스터 타는 중국 증시…불안한 후강퉁 투자자
중국 이외의 나라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성과가 신통찮다. 신흥국 여러 곳에 투자하는 37개 주식형 펀드들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3.61%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9%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큰손’들이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거둬들인 여파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들어 해외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2조4000억원의 자금 중 1조4000억원을 쓸어담은 유럽 펀드 역시 그리스 채무협상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5월부터 수익률이 악화됐다. 동유럽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06%, 서유럽 펀드는 -4.94%로 저조했다.

○“미국·일본 주식, 국내 채권으로 피해야”

재테크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익률 보릿고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요국 증시의 숨고르기 국면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들은 미국 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향후 2~3년간 고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까지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일선 프라이빗뱅커(PB)들은 ‘재테크 피난처’로 변동성이 낮은 미국과 일본 주식, 국내 채권 등을 꼽았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잠실지점 수석웰스매니저는 “미국 금리 인상 윤곽이 드러나는 향후 3~4개월간은 자산을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 및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은 덜어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송형석/윤정현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