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가주택 사들이는 해외 큰손들…투자액 사상 최대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주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주택 등 부동산이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주택에 투자한 금액은 1040억달러로 전체 주택판매 금액의 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다만 총 매입 건수는 같은 기간 23만2600건에서 20만9000건으로 줄었다. 보다 비싼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판매 건수는 줄고 전체 판매 금액은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큰손은 중국인이었다. 중국과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국계 투자자들의 투자금액이 286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캐나다가 112억달러로 뒤를 이었고, 인도가 79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한 지역은 플로리다주로 전체 투자액의 21%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주가 16%로 2위였고, 텍사스주는 8%, 애리조나주가 5%를 기록했다. 이들 상위 4개 주가 해외 투자자들이 매입한 부동산의 절반을 차지했다. 뉴욕은 3%에 그쳤다.

유럽인과 캐나다인은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를 선호한 반면 아시아인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많이 투자했다. 멕시코 등 남미인은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좋아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주로 고가의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구입한 주택의 평균 매입가는 49만9600달러로, 미국 내 평균 주택 매입가의 두 배가 넘었다. 이들 중 55%는 매입가 전부를 현금으로 결제했다.

NAR은 “미국 부동산이 해외 다른 인기 도시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