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에서 '윈윈'으로…한·일 경제교류 반세기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1965년 6월22일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50년간 한·일 경제관계는 ‘의존과 지원’에서 ‘윈윈(win-win)’으로 전환됐다. 수교 초기 한국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일방적으로 지원받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고속성장을 통해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구축했다.

1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 교역액은 859억달러로 1965년(2억달러)의 40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무역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같은 기간 한국의 대일 수입은 수출의 4.3배에서 1.7배로 줄었다.

수출품도 바뀌었다. 과거 일본의 부품을 수입·조립해 제3국으로 수출하던 한국 기업은 이제 일본 기업에 주요한 부품·소재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대일청구권 자금 1억달러를 종잣돈으로 세워진 포스코는 지난해 도요타 등 7개 일본 자동차업체에 강판 108만t을 공급했다. 일본에서 생산된 자동차 아홉 대 중 한 대는 포스코 강판을 사용했다. 산요전기와 합작해 전자산업에 진출한 삼성전자도 지난해 소니 도시바 등 일본 전자업체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30억달러어치 이상 수출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과거 수직적이던 한·일 경제관계가 수평적으로 바뀌었다”며 “두 나라 기업은 서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