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시계가 10년째 멈춰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가 급등했지만 2005년 이후로 시야를 넓히면 불과 0.64%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중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증시 활력은 신흥국과의 비교뿐 아니라 오래전에 성숙 단계에 접어든 선진국과 비교해도 떨어진다. 대표지수 상승률이 독일 증시의 절반, 미국 증시의 3분의 2 정도다.
○‘나홀로 멈춘’ 한국 증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 말 이후 올해 6월16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47.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20.95%나 올랐고, 독일 닥스지수(104.21%)와 미국 다우존스지수(67.06%)도 코스피지수를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상장회사 수도 사실상 ‘동결’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005년 말 702개에서 올 6월 현재 762개로 10년간 고작 6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5조4375억원)은 2007년(5조5401억원) 수준에도 못 미친다.
증시 대표기업의 성적표도 초라하다. 10년간 미국 애플의 시가총액이 10배 가까이 뛸 동안 라이벌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배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독일 폭스바겐 시가총액이 386.88% 뛸 동안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은 74.66% 늘었을 뿐이다. 한국과 유통업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일본에서 미스코시이세탄이 59.65% 몸집을 키울 동안 롯데쇼핑 시총은 37.42% 뒷걸음질쳤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한국 주식시장이 ‘역주행’에 가까운 정체에 빠져든 이유로는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이 펼친 양적 완화 정책에서 소외됐고, 환율 정책이 실패하면서 주요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해진 점 등이 꼽힌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은 경기가 둔화돼도 연 7%대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연 3% 성장도 버거울 정도로 기초체력이 약해졌다”며 “미국과 유럽이 6년 넘게 양적 완화 정책을 폈고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정책 같은 부양정책이 경쟁적으로 나올 때 한국만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 경쟁국 통화 대비 원화가 고평가돼 주요 상장사의 기초체력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엔화 약세뿐 아니라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도 원화에 비해 20% 가까이 절하되면서 자동차, 기계 등의 수출과 내수 기반이 모두 취약해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투자자금 속속 해외로
주식시장이 성장을 멈추면서 얼마 안 되는 ‘성장주’로만 자금이 쏠리고 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요즘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은 성장에 대한 목마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성장하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 보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일부 기업에 후한 평가를 내리고, 반대로 성장이 멈춘 기업들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한 화장품주와 한미약품 등 바이오주, 일부 정보기술(IT)주만 계속 오르고, 제조업의 중추를 담당하는 전자·자동차·조선·화학·철강주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2000년대 중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을 앞세운 대세 상승 이후 대형주가 성장주 대열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화장품 같은 성장기업들이 기업 규모나 고용창출 측면에서 기존 대형 제조업체들의 부진과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이 와중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자금은 급증하고 있다. 2005년 1조9350억원에 불과하던 해외 주식투자 규모는 지난해 19조442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전체 주식투자에서 해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4.4%에서 19.21%로 높아졌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 사이에 한국 시장이 종일 낚싯대를 드리워봤자 고기 한 마리 잡기 힘든 시장인 반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증시는 상대적으로 ‘황금어장’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3월 4일 화요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말뿐은 아니었습니다. 울프리서치는 어제 "시장이 관세 위험에 대해 안주하고 있다"라고 경고했고, 그 직후 트럼프는 캐나다/멕시코와 "협상 여지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어제 2% 가까이 내렸죠. 밤새 관세는 정말 발효됐습니다.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모두 보복에 나섰고, 4일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아직도 월가 다수는 관세가 '협상 수단'이고 철회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 희망에 S&P500 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5730)에서 하락을 멈췄습니다. 커진 변동성에 일부 투자자는 '안전자산' 빅테크를 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후 반등은 일시적이었습니다. 기술적이었습니다. 1. 관세, 보복 관세멕시코/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그리고 중국에 대한 추가 10% 관세가 4일 새벽 발효됐습니다. 미국의 관세율은 1940년대 초 이후 최고로 높아졌습니다. 1930~40년대 미국은 스무트-홀리법을 제정해 관세율을 20%까지 높였다가 대공황을 겪었죠. 그리고선 관세를 낮추기 시작했던 시기입니다. 중국은 옥수수 대두 등 미국 상품에 최대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오는 9일 구체적 품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300억 캐나다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하고 21일 뒤 추가로 1250억 달러 규모에도 매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 관세로 대응하면, (미국의) 상호관세는 즉각 같은 수준만큼 인상될 것"이라고 받아쳤습니다. 
LS증권은 5일 한국전력에 대해 올해 4분기 한 차례만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내 모멘텀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 4분기부터는 요금 인상 기대, 배당 규모 확대 기대 등으로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한국전력에 대한 목표주가 3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4분기 연결 영업실적은 매출액 24조1315억원, 영업이익 2조403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26% 증가했다. 매출은 견조하게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대폭 늘어나는 등 호조였다"며 "이는 지난 4분기 산업용 요금 평균 9.7%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 원재료 가격 안정화 지속, 핵심 영업비용 안정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성 연구원은 회사의 실적 방향성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 흑자구조를 회복한 이후로 이익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그는 "회사는 9개 분기 연속 적자 후 10개 분기 만인 2023년 3분기 1조9000억원 수준으로 흑자 전환한 뒤 이듬해 3분기까지는 1, 2, 4분기 1~2종원, 전력성수기인 3분기 3조원 이상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지난해 말 산업용 요금 인상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는 1, 2, 4분기 2~3조원, 성수기 3분기 4조원 이상으로 더 증가했다"고 밝혔다.성 연구원은 "2021년부터 약 2년간 지속된 암흑기를 지나 2023년 3분기부터 영업손익 흑자구조를 회복한 뒤, 간헐적이긴 해도 꾸준한 요금 인상을 통한 안정적 매출 증가세의 기반 위에 영업비용 안정화 추세를 타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그는 추가 요금인상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장은 한국전력에서 투자
유진투자증권은 5일 골프존에 대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세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내렸다. 다만 수익성이 개선되는 건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골프존은 작년 4분기 매출 1310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3%와 24.6% 줄었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감소에 대해 “가망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며 골프시뮬레이터 업그레이드 제품의 판매량 감소는 물론, 12월 소비심리 위축으로 라운드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GDR 가업은 사업 재정비에 따른 매장 감소로 매출이 1년 전보다 31.7% 줄었다“고 덧붙였다.그나마 가맹점 수와 누적 시스템 수는 여전히 증가세인 점, 매출액 감소에도 매출총이익률은 개선되는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유진투자증권은 평가했다. 매출총이익률 개선은 골프 시뮬레이터 프로모션 비용 감소로 인해 골프스크린 두비젼 NX 제품 등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에서 비롯됐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올해 1분기에도 매출 감소와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골프존의 1분기 실적 추정치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1692억원을, 영업이익은 8% 증가한 342억원을 각각 제시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