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메르스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가전 시장에서는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9일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7일 가전 상품군 중에서 공기청정기의 매출이 무려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여름철에는 제습기에 밀려 공기청정기 판매가 주춤한 것을 감안하면, 현 수준의 매출은 아주 이례적이다. 메르스의 공기 전파가 우려되면서, 공기 중 바이러스를 잡아준다는 공기청정기의 기능에 많은 관심이 쏠렸기 때문으로 백화점은 분석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따라 공기청정기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상품 제조 자체가 시간이 다소 걸리다 보니 구입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소비자까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의 최인규 삼성전자 매니저는 “공기청정기가 메르스를 예방하는데 정확한 기능이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불안감에 따른 고객들의 관심이 대단한 수준”이라며, “올해는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때처럼 공기청정기 판매가 다시 확대되는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은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에어컨과 제습기 등을 대대적으로 판매에 나섰다.삼성·LG전자 매장에서는 제습과 청정 기능을 함께 갖춘 스마트에어컨 Q9000(삼성), 크라운 스페셜(LG)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오는 14일까지 구매하면 모바일상품권 20만원 상당을 제공한다.

블루에어 매장에서도 다양한 공기청정기와 제습기뿐 만 아니라, 공기순환기 등 가정 환경을 개선시켜주는 각종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상민 수석바이어는 “메르스 같은 질병의 유행은 공기청정기의 수요를 확대할 뿐 아니라, 기능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현 상황이 지나면 공기청정기 시장에서도 개선된 기능을 앞세운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