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좌) / 구글 캠퍼스 서울 (우)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좌) / 구글 캠퍼스 서울 (우)
[ 최유리 기자 ] 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창업캠퍼스가 이른바 '테헤란밸리'(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로 몰리고 있다. 테헤란밸리에 둥지를 튼 기존 벤처들을 따라 기업, 지원공간, 투자사 등이 생태계를 조성하는 모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은 내달 기술 기반 창업가를 지원하는 '팁스 캠퍼스'를 강남구 역삼동에 열 예정이다.

총 4개 건물의 일부 층을 임차한 팁스 캠퍼스는 창업팀과 투자사, 유관기관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한 층에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네트워킹 공간과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테크샵이 들어선다.

이스라엘계 벤처캐피탈 요즈마그룹도 역삼동을 한국 거점의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어 교육 공간을 마련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도 지원 공간에 상주하며 입주사들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지사장은 "기술 벤처들이 모인 구로 디지털단지, 산학협력이 용이한 홍대 부근, 대덕 연구단지 인근 등을 검토했지만 역삼동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인근에 있는 스타트업 지원 기관들과 협력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장의 말대로 테헤란밸리 일대에는 최근 다수의 창업캠퍼스들이 문을 열었다. 구글의 캠퍼스 서울과 네이버의 D2 스타트업 팩토리가 대표적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잡은 구글 캠퍼스는 스타트업을 위한 업무 공간 외에도 이벤트홀, 강의실, 디바이스랩 등을 갖췄다. 디바이스랩은 개발자들이 여러 기기를 이용해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네이버가 지난 달 문을 연 D2 스타트업 팩토리는 강남역 부근에 위치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초기 단계 벤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입주 공간과 멘토링, 홍보·마케팅, 서버 인프라 등을 제공한다.

구글 캠퍼스와 D2 스타트업 팩토리 사이에는 창업지원센터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디캠프, 아산나눔재단의 마루 180 등이 스타트업 지원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에 다양한 벤처 인프라가 조성된 셈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강남에는 벤처 인프라가 많이 조성돼 있어 투자사나 정부 지원 기관들이 모이고 있다"며 "1990년대 1차 벤처붐이 일었던 테헤란로가 새롭게 부활하면서 이들 사이의 협업도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