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화승그룹의 해외 법인인 ‘화승인도’ 공장에서 직원이 자동차 창틀고무를 생산하고 있다. 화승그룹 제공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화승그룹의 해외 법인인 ‘화승인도’ 공장에서 직원이 자동차 창틀고무를 생산하고 있다. 화승그룹 제공
“더 이상 신발회사만은 아닙니다. 신발과 함께 자동차부품, 소재, 정밀화학, 종합무역의 글로벌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사진)은 3일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해로 만들 것”이라며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도약의 발판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승그룹은 1953년 동양고무라는 상호로 회사 문을 연 스포츠용품 생산 전문 업체였지만 이젠 세계적인 자동차용 고무부품 전문업체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부품과 소재, 신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은 물론 종합무역, 정밀화학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국내 7개, 해외 21개 계열사 등 총 28개 계열사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하면서 지역경제의 튼튼한 뿌리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 총력전

[새롭게 도약하는 부산] 화승그룹, 올해 '내실 경영+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승부건다
화승그룹이 올 들어 힘쓰는 분야는 ‘글로벌화’다.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국내시장을 벗어나 급변하는 세계시장에서 성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력은 자동차부품 사업군이다. 자동차회사의 글로벌 진출과 더불어 글로벌 거점을 구축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과 태창, 인도 첸나이, 미국 앨라배마, 터키의 5개 거점에서 2014년 멕시코에 진출한 이후 향후 브라질, 중국 충칭과 창저우, 미국 몽고메리, 인도 뭄바이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피아트 크라이슬러, GM 등 북미 자동차회사 위주에서 그 외의 북미기업과 유럽의 신규 고객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소재 사업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량 감소를 통해 안락성을 확보한 경량화 소재, 재활용이 가능한 열가역성 고무(EPDM), 고무의 감성과 플라스틱의 가공성을 가진 신재료(TPE) 개발과 특화기술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중국, 인도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에 새로운 소재사업의 글로벌 거점도 구축할 계획이다.

부산의 대표적 특화산업인 신발산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의 신규공장 인수,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 자동화 시스템, 주문 접수 후 자재 소싱에서부터 납기까지의 리드타임(30일) 단축, 고객과 긴밀한 연계성, 사내 대학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면서 최고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공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화승 관계자는 “첨단 신소재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는 세계시장에 먹혀들지도 않고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도 없다”며 “얼마나 세계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첨단제품을 개발하느냐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60 대 40인데 앞으로 해외 비중을 더욱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야별 경쟁력 강화 총력

현승훈 회장은 화승그룹을 총괄지휘하고 있다. 현 회장을 필두로 현지호 부회장, 현석호 부회장 체제로 기반 구축은 물론 그룹의 역량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정밀화학사업군의 화승인더스트리는 기존 사업인 필름사업 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일본 유럽 등 신시장 개척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 분야는 신사업인 EVA태양광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태창에 진출해 한국, 중국 동시 개발로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화승엑스윌은 컨베이어벨트, 산업용 호스 및 시트류, 방현재는 물론 산업용 고무제품 일체의 개발과 유통을 하는 기업으로 드릴십, FPSO 등 해양플랜트 설비의 가동에 필요한 각종 연료, 케미컬 및 벌커 재료를 공급받는 장비인 벙커 스테이션용 호스를 개발하고 있다.

종합무역사업군인 화승네트웍스는 통합구매와 철강, 섬유, 일반무역 사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무역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화승그룹의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하여 미래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신사업 개발과 세계적인 종합무역상사로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미국, 인도, 베트남에 소재한 화승네트웍스 해외 사무소들은 화승네트웍스의 세계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봉사활동

화승그룹은 백혈병소아암협회, 세계예술치료협회, 부산시교육청, 체육대회와 같은 교육, 사회복지, 문화예술·스포츠 등의 다양한 분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화승 꿈틀 프로젝트:꿈은 틀림없이 이루어진다’를 통해 화승그룹 직원과 장애인, 저소득 청소년이 1 대 1로 매칭돼 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직접 사업형 사회공헌’을 진행하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해 단발성 행사가 아닌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바리스타, 요리사, 가구제작자, 만화가 등 다양한 꿈을 후원하고 있다. 화승그룹 직원 복지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인 주말가족농장 ‘화승이랑’은 직원 가족들이 수확한 작물 일부분을 사내 식당에 제공하고 작지만 소중한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