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흐름이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줄어 지난달(-0.5%)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9%에서 2월 2.2%로 반등하는가 싶더니 다시 경기가 고꾸라지는 것이다. 4월 설비투자는 0.8% 줄어든 반면 재고는 1.9% 늘었다. 내수는 다소 회복했지만 수출이 문제였다. 수출 출하는 전월비 1.9%, 전년동기 대비 8.1%(통관기준) 감소했다. 중국 경기둔화와 엔화 약세가 직격탄이었다.

올 들어 상승추세를 이어가던 제조업 업황 BSI마저 4월에는 75로 하락반전했다. 올 2분기부터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던 정부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가 지난 1분기 말에 단기 정점을 찍고 본격적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암울한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정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6월 말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3.8%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 정도로 낮춘다는 것이다.

경기가 이처럼 심각해지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여야는 지난주 개혁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포함, 67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정부가 요청한 경제활성화법은 정작 한 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크라우드펀딩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모두 빠졌다. 야당은 또 그렇다 하더라도 여당조차 이들 법에 관심이 없다.

정부라고 다를 것도 없다. 두 명의 부총리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 국회의원을 겸직하는 장관들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7, 8월이면 장관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 시한부 장관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해당 부처 공무원들이 열심히 뛸 리 만무하다. 경기흐름이 총체적 난국으로 진입 중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냈던 대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정치권의 그 누구도 먹고사는 문제에는 관심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