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숨돌리니 수출이 '발목'…탄력 못받는 경기(景氣)
내수는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이 부진해 경기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과 투자를 견인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수출 촉진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공공행정을 포함한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달에 전월보다 0.3% 줄었다. 3월(-0.5%)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정부가 올 2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2분기 첫 달의 실물지표가 기대 이하로 나온 것이다.

광공업 1.2% 감소

광공업생산이 줄어든 탓이 컸다. 광공업생산은 3월보다 1.2% 감소했다. 전월(-0.3%)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광공업생산은 전체 산업생산에서 33.2%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2.8%), 통신·방송장비(9.0%) 등이 늘었다.

반면 기타운송장비(-13.0%), 금속가공(-8.0%) 등은 줄었다.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전자기기 부문에서 증가했지만 일반기계류 투자가 줄어서다. 반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9%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0.1% 늘었다.

재고는 더 쌓였다. 지난달 재고율(제조업의 출하량에 대한 재고량 비율)은 136.0%로 한 달 전보다 1.9% 증가했다. 수출이 줄어든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수 출하는 전월 대비 1.0% 늘었지만 수출 출하는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출 부문에서도 선박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11.6%), 금속가공(-14.0%), 전자부품(-3.8%) 등의 출하량이 줄었다. 전체(-1.9%)로 보면 기타운송장비와 금속가공이 0.96%와 0.82%씩 수출 출하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수출 물량보다 수출액 감소 폭이 큰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수 출하에서는 석유정제(9.8%), 반도체(20.3%), 통신·방송장비(14.0%)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건설업은 3월보다 2.6% 감소했다. 주택 건설 등 분양물량은 늘었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비주거형 건물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건설 수주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3월에 68.3% 급증했고 4월에도 18.3%나 늘었다.

내수는 회복세

서비스업생산은 전월보다 0.5% 늘었다. 금융·보험(11.3%), 예술·스포츠·여가(10.6%), 부동산·임대(7.9%), 보건·사회복지(6.4%) 등이 호조를 보인 덕이다.

소매판매는 3월보다 1.6% 증가했다. 전월(-0.5%)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3.3%),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5%), 가전제품이 포함된 내구재(0.5%) 등의 판매가 모두 늘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편의점(9.4%), 대형마트(5.9%)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슈퍼마켓(-2.9%)과 백화점(-2.1%)은 감소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저유가와 자산시장 개선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돼 소매판매, 서비스업생산 등 소비 관련 지표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경기 상황을 보여 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같았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과 같은 103.8로 조사됐다. 김 과장은 “소비 회복세를 더욱 다지고 생산과 투자가 회복되도록 관련 경제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 벤처·창업붐 확산방안, 청년고용 종합대책, 수출 촉진방안 등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