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익경 의학전문기자
장익경 의학전문기자
Q 첫 아이를 임신한 32세 임신부입니다. 며칠 전 산부인과에서 임신 초기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TSH(갑상샘자극호르몬) 수치가 5가 넘게 나와 정밀혈액검사를 받아야 하고 필요하면 약을 먹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초에 건강검진으로 혈액 검사했던 기록을 살펴보니 TSH가 2.3이었는데 임신 자체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인지, 어떤 원인으로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임신부는 감기약도 먹으면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갑상샘약을 먹어도 괜찮을지 마음이 불안합니다. 이미연 씨(43·전주)

A 임신 초기에는 에스트로겐과 태반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체내 갑상샘호르몬이 늘어납니다. 체내 갑상샘호르몬이 증가하면 TSH는 상대적으로 비임신 시에 비해 낮은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따라서 TSH가 5 넘게 나왔다는 것은 갑상샘호르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신 전 갑상샘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됐다고 하더라도, 자가면역성 갑상샘염 등으로 인해 갑상샘호르몬 분비 기능이 감소했거나 요오드가 결핍된 상태에서는 임신 시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치료받지 못한 모체의 갑상샘기능저하증은 임신성 고혈압, 빈혈, 산후 출혈, 유산, 저체중아 출산, 태아 사망의 유병률을 증가시키는 등 일관되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정밀혈액검사를 시행했을 때 갑상샘기능저하증이 확실하다면 바로 갑상샘호르몬제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밀혈액검사를 했을 때 TSH 이외 다른 갑상샘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라면 무증상 갑상샘기능저하증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모체 및 태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임신 합병증의 위험을 초래하거나 태아의 신경정신지능 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TSH만 상승한 경우에도 갑상샘호르몬제 복용을 권유합니다. 임신 중 복용하는 갑상샘호르몬제는 임신 중에 모자라는 갑상샘호르몬을 보충해주기 위해 꼭 필요하며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약제입니다. 다만 매달 혈액검사를 통해 적절한 갑상샘호르몬 수치를 유지하도록 갑상샘호르몬제의 용량을 조정받아야 합니다. 비록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진단됐다고 하더라도 초기부터 갑상샘호르몬제 치료를 잘 받는다면, 대개 모체와 태아에 큰 문제 없이 임신을 잘 유지해 정상적으로 출산하게 됩니다.

도움말=김혜정 순천향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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