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SW 의무교육의 역설…중학 3년간 수업 68→34시간
교육부는 지난해 소프트웨어(SW) 교육 확대 시안을 처음 발표한 데 이어 오는 9월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전국 초·중·고교에 SW 교육 운영 지침을 보냈다. 의무교육에 앞서 내놓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2017년부터 초등학교는 17시간 이상, 2018년부터 중학교는 34시간 이상 SW를 가르치도록 했다.

중학교 SW 교육은 정보 과목을 통해 진행된다. 필수과목이 아니라 학교가 필요에 따라 채택하는 선택 교과다. 2012년 기준 전체 중학생 중 SW를 배운 학생은 8.1%에 불과했다. 2006년 46.8%에 비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가 2018년부터 모든 중학생에게 SW를 가르치기로 한 것은 SW 중심사회로 가려면 조기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교육 시간이 적정한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정보 과목을 선택한 중학교는 1주일에 1시간씩 두 학기가량 SW를 가르친다. 중학교 과정에서 정보 과목의 교육 시간은 68시간 수준. 하지만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이들 학교는 2018년 의무교육 도입 이후 도리어 교육 시간을 절반 수준인 34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34시간의 SW 교육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년부터 컴퓨터사이언스를 초·중·고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영국은 주당 50분 이상 SW를 가르치고 있다. 일본은 중학교에서 연간 55시간, 중국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간 70시간 이상 SW를 가르친다. 이스라엘은 1994년부터 고등학교 이과생을 대상으로 3년간 270시간을 교육한다. 심화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졸업 때까지 총 450시간을 배울 수 있다.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는 “34시간으로는 프로그래밍의 기본 원리를 가르치기에도 부족하다”며 “실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자칫 일회성 체험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W 교육을 지원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교육 시간을 늘리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 중이다. 최미정 미래부 소프트웨어교육혁신팀장은 “방과후 수업, 자유학기제, 방학 캠프, 창의적 체험활동 등과 연계해 SW 교육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 특별취재팀=김태훈 IT과학부 차장(팀장), 임근호(국제부), 오형주(지식사회부), 전설리·안정락·이호기·박병종·추가영(IT과학부) 기자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