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는 없다. 형님이냐, 아우냐.'

한국 경마에 두 마리 형제 말이 뜨거운 승부를 펼치며 흥행 판도를 바꾸고 있다.

주인공은 ‘라팔’과 ‘돌아온 현표’다. 씨수말 ‘컬러즈플라잉’의 자손으로 2012년에 태어나 이제 3살이 된 신출내기 경주마이다.2012년 3월에 태어난 ‘라팔’이 한 달 늦게 태어난 ‘돌아온 현표’의 형이다.

두 형제는 3세마 이하의 경기에서 엎치락뒤치락 트로피를 휩쓸며 한국 경마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형인 라팔(2012년 3월 태생)이 먼저 불꽃대결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해 10월 펼쳐진 경남신문배 경주에서 동생 ‘돌아온 현표’(2012년 4월 태생)'를 준우승으로 따돌리며 당당히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바로 한 달 뒤인 11월 2세 말을 대상으로 열린 '브리더스 컵'에서는 동생 '돌아온 현표'가 우승해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을 뒤집었다. 형 라팔은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무승부를 기록한 형제 말은 올해도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마의 ‘삼관경주(트리플크라운)’으로 불리는 3개 대회에 함께 출전선수로 이름을 올려 격돌을 예고했다. 4월 열린 첫 대회인 ‘KRA 컵마일’에서는 형 라팔이 우승하며 기선을 제압했다.준우승에 그친 ‘돌아온 현표’ 남은 두 경기 싹쓸이를 위해 절치부심하며 훈련하고 있다.

남은 두 경기 가운데 ‘코리안 더비’는 5월 17일에 '농식품 장관배'는 오는 7월에 각각 열릴 예정이다.

김병진 렛츠런파크(옛 마사회) 부산경남 본부장은 “두 명마 형제가 펼치는 120초의 드라마에 아버지(씨수마)인 '컬러플라잉즈' 몸값이 50억원까지 치솟고 있다”면서 “일본이 국민적 사랑을 받은 말 '선데이사일런스'의 탄생으로 단숨에 경마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듯이 우리 경마에도 '스타 말' 탄생이 예고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