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감시자산·각종 타격수단·美자산 동원"
전문가들 "잠수함 호락호락한 무기 아냐"

군 당국은 11일 북한이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신포급(2천t급) 신형 잠수함을 최소 2~3년 내에 전력화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 주장이 잇따른 데 대한 국민의 안보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충분하게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잠수함 전력 전문가들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잠수함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기가 아니다"면서 군의 철저한 대응능력 구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 "2~3년내 SLBM 탑재가능 잠수함 전력화"
군은 북한이 SLBM을 완전히 개발하는 데는 4~5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적어도 2천400㎞ 이상의 SLBM을 개발하려면 대기권 재진입과 핵무기 소형화(1t이하)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거리 1만~1만2천㎞ 이상의 KN-08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지만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려고 2006년과 2009년, 2013년 세 차례 핵실험을 했지만 아직은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보 당국의 평가이다.

적의 잠수함 공격에 대비해 잠수함 내부에 어뢰 무장체계와 전기·무장·항법시스템 등을 갖추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SLBM을 완성하는 데는 4~5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일 모의 탄도탄 사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신포급 신형 잠수함은 2~3년내 실전 배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지 못하면 전력화되는 잠수함에는 핵탄두를 대신해 고폭탄 탄두를 장착한 SLBM을 탑재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포급 잠수함의 크기가 작아 SLBM을 운용하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디젤 잠수함을 건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신포급과 동종 또는 더 큰 잠수함을 추가로 건조하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軍 "北 SLBM 발사 전 제압 가능" 장담
군 당국은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포착해 발사가 임박했거나 위협을 앞둔 상황에서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의 이런 장담은 일단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북한 잠수함이 신포급 1척이라는 데 바탕을 깔고 있다.

북한의 주요 잠수함기지를 매일 감시하는 상황에서 신포급 1척의 움직임을 놓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 잠수함 기지는 정보·정찰·감시(ISR) 자산의 중요 표적"이라며 "잠수함이 기지에서 이동하면 예상 경로를 연합감시 자산과 우리 해·공군 전력으로 감시해 예상 경로와 예상 임무를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 군 당국은 군사위성과 고고도무인정찰기(글로벌 호크) 등의 연합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의 잠수함 기지를 매일 감시하고 있고, 출항하는 잠수함이 다시 기지에 정박할 때까지 경로를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타격하는 수단으로 탄도미사일인 현무-2A(사거리 300㎞), 현무-2B(사거리 500㎞), 현무-3(사거리 1천㎞)과 패트리엇(PAC-3) 미사일 등을 꼽았다.

공대지 미사일인 슬램-ER(사거리 300㎞), 타우러스(사거리 500㎞),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으로도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시에는 미국의 토마호크(사거리 1천700㎞),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사거리 300㎞), SM-3 대공미사일(사거리 500㎞)을 동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시 자산으로는 우리 군의 그린파인레이더와 이지스함을 비롯한 미국의 조기경보위성, 글로벌 호크, U-2 고공정찰기, 지상정찰시스템인 조인트스타즈(JSTARS) 등도 신속히 전개돼 북한 SLBM이나 SLBM 탑재 잠수함을 타격할 것이라고 군은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잠수함은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연합감시 자산을 집중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SLBM을 개발한다고 해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와 킬 체인(이동식 미사일 타격체계)이 무력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은 "수중의 잠수함이 어느 곳에서 SLBM을 쏠지 모르기 때문에 지상에서 타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잠수함을 그렇게 쉽게 탐지할 수 있다면 어망에 걸리는 것이나 잡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잠수함을 보유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핵무기를 탑재하려는 것"이라며 "일본도 원자력 잠수함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비슷한 전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