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낭만부터 웅장한 실험까지…시벨리우스 음악에 빠져 보세요"
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53·사진)이 핀란드 작곡가 얀 시벨리우스(1865~1957)의 교향곡 1~7번 전곡을 지휘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올해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맞아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기획한 공연 프로젝트에서다. 국내 교향악단이 ‘시벨리우스 사이클(교향곡 전곡 연주)’을 하는 것은 제주도립교향악단, 원주시립교향악단에 이어 세 번째다. 구스타프 말러, 안톤 브루크너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 시대 ‘교향곡의 3대 거인’으로 불리는 시벨리우스의 모든 교향곡을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공연은 6일부터 11월2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총 6회에 걸쳐 이뤄진다. 6일 교향곡 3번 C장조로 시작해 6월12일 6번 d단조, 7월10일 4번 a단조, 9월9일 제5번 E♭장조, 10월23일 7번 C장조와 2번 D장조를 연주하고, 11월27일 1번 e단조로 ‘사이클’을 마무리한다.

김대진 예술감독은 “국내에서는 교향곡 2번과 5번 외에는 잘 연주하지 않는다”며 “북유럽 음악의 거인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전곡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벨리우스가 일생에 걸쳐 작곡한 교향곡은 시기별로 특색을 지닌다. 1, 2번은 교향시풍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나 바그너와 같은 후기 낭만파 느낌이 물씬 풍긴다. 3번부터는 청중에게 다소 낯설다. “1, 2번은 아름답고 너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3번부터는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했어요. 쉬운 멜로디를 택한 것이 아니라 푸가 형식 등 다양한 작곡 기법을 도입했죠. 그렇다 보니 청중은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만큼 신선함도 있을 거예요.”

5번부터는 후기로 분류된다. 5번 곡은 시벨리우스가 자신의 50세 생일 연주회에서 초연하기 위해 작곡한 곡으로 축제 분위기가 돋보인다. “웅장함과 거대한 스케일이 인상적이에요. 주어진 멜로디를 반복하지만 재연할 때 박자나 리듬을 달리하는 등 변화를 주는 것이 매력입니다.”

이번 ‘시벨리우스 사이클’에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도 함께 이뤄진다. 6일 첫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협연으로 5번 ‘황제’를 연주한다. 공연은 연주와 동시에 실황 녹음이 이뤄진다. 김 감독이 수원시향과 함께 2013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면서 연주 음반을 녹음했을 때와 마찬가지다. “연주와 동시에 녹음을 진행하면 교향악단의 기량이 몰라보게 발전합니다. 일상적인 정기연주회보다 집중도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갑니다. 지휘자나 연주자나 새롭고 긴장되는 경험이죠.”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