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가 4일 WGC시리즈 캐딜락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가 4일 WGC시리즈 캐딜락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더 강해졌다. 예측불허의 매치플레이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두 번이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상금보다 값진 자신감을 얻으며 남은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매킬로이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TP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매치플레이(총상금 925만달러) 마지막날 결승전에서 게리 우들랜드(미국)를 두 홀 남기고 네 홀 차로 이기며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08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세계랭킹 1위가 예측불허의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이 대회에서 2위를 한 것이 역대 매치플레이에서 매킬로이가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매킬로이는 우승상금 157만달러(약 16억9000만원)를 챙겼다. 매킬로이는 전날 8강전에서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연장전을 치르느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매니 파키아오(필리핀)의 권투 경기에 가지 못했다.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티켓을 허공에 날렸지만 6배가 넘는 상금으로 만회했다.

매킬로이는 접전 상황에서 두 번이나 역전승을 거두며 강한 정신력을 증명했다. 지난 2일 조별리그 3차전에선 ‘숙적’ 빌리 호셸(미국)을 상대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승리를 따냈다. 매킬로이는 16번홀까지 2홀을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17번홀에서 8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극적인 반전을 선보였다.

날짜를 넘기는 연장 혈투 끝에 케이시를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매킬로이는 이날 세계랭킹 5위 짐 퓨릭(미국)과 만났다. 매킬로이는 16번홀까지 1홀 차로 뒤지고 있었지만 호셸과의 승부 때처럼 17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18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우들랜드와의 결승전에선 전반에만 네 홀을 앞서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매킬로이는 “호셸, 퓨릭과의 경기에서 처음에 뒤지다가 이를 잘 극복하면서 우승까지 하게 돼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