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줄었다"…ELS서 한달새 1조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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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산 코스피200·유로스톡스50·홍콩H 급등
단골 투자자들 등돌려…4월 판매액 7조 못 미쳐
9개월 만에 순유입액 '마이너스'
단골 투자자들 등돌려…4월 판매액 7조 못 미쳐
9개월 만에 순유입액 '마이너스'
매달 2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되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4월에 빠져나간 자금만 1조원에 육박한다. 월 기준으로 ELS에서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한 것은 2013년 9월(6673억원 순유출) 이후 처음이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유럽 대표기업 50개로 구성된 지수), HSCEI(홍콩 상장 중국 본토기업 지수·홍콩H) 등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재테크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골들에게 버림받은 ELS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들어 29일까지 판매된 ELS는 6조6767억원어치다. 이날 판매치(5월1일 집계)를 합해도 7조원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판매액 10조2978억원의 70%에 불과하다. 판매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유입액 기록은 더 저조하다. 985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순유입액이 ‘마이너스’에 머문 것은 작년 7월(1028억원 유출) 이후 9개월 만이다.
ELS 투자자 대부분은 오랜 단골이다. 상환된 자금을 새로운 ELS에 재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요 지수들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단골들이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원리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 올라갔다는 점을 감안, 채권형 펀드처럼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투자금 중 일부를 옮기는 사례가 많다는 게 증권사 ELS 담당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지수형 ELS는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가 계약 시점보다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신규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이 비쌀수록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예컨대 홍콩H가 10,000일 때 가입한 손실구간 50% 상품은 지수가 5000 이상만 유지하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상품을 홍콩H 12,000일 때 가입하면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 6000으로 쑥 올라간다. ◆“홍콩, 유럽지수 너무 높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홍콩과 유럽 지수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홍콩H는 현재 14,5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가까스로 10,000선을 넘었던 10월과 비교하면 45%, 2011년 10월 저점(8102.58)에 비해서는 80%나 올랐다. 계약 시점보다 40% 이상 지수가 빠지지 않으면 원리금을 주는 조건의 ELS에 새로 가입한 투자자가 지난해 10월 수준의 조정을 만나면 이자는커녕 원금까지 까먹게 된다. 유럽 지수도 만만치 않다. 지난 29일 기준 유로스톡스50의 종가는 3617.11이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로 최근 한 달 사이 200포인트가량 조정을 받았는데도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0%가량 비싸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는 계약기간이 3년인 장기 투자 상품으로 지금처럼 지수가 높을 땐 신규 상품에 가입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내리거나 홍콩, 유럽 지수가 충분한 조정을 받는 등의 환경 변화 없이는 분위기 반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들어 29일까지 판매된 ELS는 6조6767억원어치다. 이날 판매치(5월1일 집계)를 합해도 7조원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판매액 10조2978억원의 70%에 불과하다. 판매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유입액 기록은 더 저조하다. 985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순유입액이 ‘마이너스’에 머문 것은 작년 7월(1028억원 유출) 이후 9개월 만이다.
ELS 투자자 대부분은 오랜 단골이다. 상환된 자금을 새로운 ELS에 재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요 지수들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단골들이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원리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 올라갔다는 점을 감안, 채권형 펀드처럼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투자금 중 일부를 옮기는 사례가 많다는 게 증권사 ELS 담당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지수형 ELS는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가 계약 시점보다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신규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이 비쌀수록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예컨대 홍콩H가 10,000일 때 가입한 손실구간 50% 상품은 지수가 5000 이상만 유지하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상품을 홍콩H 12,000일 때 가입하면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 6000으로 쑥 올라간다. ◆“홍콩, 유럽지수 너무 높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홍콩과 유럽 지수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홍콩H는 현재 14,5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가까스로 10,000선을 넘었던 10월과 비교하면 45%, 2011년 10월 저점(8102.58)에 비해서는 80%나 올랐다. 계약 시점보다 40% 이상 지수가 빠지지 않으면 원리금을 주는 조건의 ELS에 새로 가입한 투자자가 지난해 10월 수준의 조정을 만나면 이자는커녕 원금까지 까먹게 된다. 유럽 지수도 만만치 않다. 지난 29일 기준 유로스톡스50의 종가는 3617.11이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로 최근 한 달 사이 200포인트가량 조정을 받았는데도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0%가량 비싸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는 계약기간이 3년인 장기 투자 상품으로 지금처럼 지수가 높을 땐 신규 상품에 가입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내리거나 홍콩, 유럽 지수가 충분한 조정을 받는 등의 환경 변화 없이는 분위기 반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