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이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5 국방부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에서 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군 장병들이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5 국방부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에서 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1년 만에 이곳에 다시 왔습니다. 작년엔 구직자였지만 이번엔 면접관입니다.”

김준명 포스코 매니저(29)는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5년 국방부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에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다. 육군 1사단 인사장교(대위) 출신인 김 매니저는 작년 이 행사에서 취업 요령을 익힌 뒤 포스코에 전역후 장교채용 특별전형으로 입사했다. 그는 “군인의 장점은 조직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채용 절차와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 직무 관련 준비 등을 100여명에게 설명하느라 목이 쉴 지경”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주최하고 국방전직교육원·킨텍스 주관, 한국경제신문 등이 후원한 이번 박람회에는 1만6000명가량의 장병이 몰렸다. 200여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30일까지 총 2만5000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 ‘일·학습병행제’ 업무협약 > 한민구 국방부 장관(앞줄 왼쪽 두 번째)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5 국방부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에서 일·학습병행제 업무협약을 맺고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 ‘일·학습병행제’ 업무협약 > 한민구 국방부 장관(앞줄 왼쪽 두 번째)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5 국방부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에서 일·학습병행제 업무협약을 맺고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올해로 28회째인 이번 채용박람회는 장병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양방향 취업매칭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그동안 기업이 일자리를 원하는 장병의 정보를 검색해 면접을 요청했지만 올해부터는 구직자도 기업에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이력서를 내고 현장에서 면접에 응하는 방식이다. 신만택 국방전직교육원장은 “861명이 142개사에 면접을 신청했다”며 “이들이 일자리를 찾도록 행사가 끝난 뒤에도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민규 (주)위닉스 과장은 이날 14명을 면접했다. 이 과장은 “일반인보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질문도 다양했다”고 말했다.

전역을 앞둔 위관 장교, 부사관, 병사들은 270여개 부스를 돌며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고 본인의 취업 역량을 점검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자기소개서 쓰기 요령, 면접 복장 갖추기, 해외 취업 노하우 전수 등의 특별 부스도 마련됐다.

공군 군수사령부에서 재정 업무를 맡는 이명화 중위(28)는 “6월 말 전역한 뒤 특기를 살려 자산운용 직종에 취업했으면 한다”며 “20여개 금융 및 증권 관련 기업 부스를 돌며 귀중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경남 진해에서 복무 중인 강예솔 해군 중위(27·여)도 “국방부가 전역 예정 장병을 위해 펼치는 노력을 알고 있다”며 “공문을 통해 행사 취지를 알게 됐고 지휘관이 참가를 적극 권유해 참석했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LG유플러스 등 대기업과 대통령 경호실이 진행한 취업 특강에도 장병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안현진 아모레퍼시픽 인사팀 대리(29)는 “자기소개서에 꼭 들어가는 질문인 ‘아름다움이 세상에 왜 필요한지’를 곰곰 생각해보고, 입사 후 어떤 식으로 일할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일·학습병행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일·학습병행제는 ‘선(先)취업-후(後)학습’ 형태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전역 군인이 급여를 받으면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한 장관은 “이스라엘 군처럼 군인이 본연의 임무를 하면서 취업 역량과 학습 능력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요구”라며 “국가 과제인 취업난 해결에 군도 적극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고양=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