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샷이글로 우승을 일군 김세영은 19일(한국시간) 이번 이글 샷이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세영은 이날 최종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약 6m 거리의 칩샷을 넣어 가까스로 연장에 들어갔고 연장전에서는 154야드(약 140m) 거리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들어가게 하면서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상대는 전 세계 랭킹 1위 박인비였다.

두 번이나 믿기지 않는 샷을 선보이며 LPGA 투어 신인으로 첫해 벌써 2승을 수확한 김세영이지만 그는 "생애 최고의 샷은 따로 있다"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김세영은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7번 홀 홀인원으로 우승한 적이 있다"며 "그것이 나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이라고 즐거워했다.

김세영이 말한 2013년 대회는 그해 9월 한화금융 클래식으로 그는 당시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선두였던 유소연을 한 타 차이로 압박했고 결국 18번 홀에서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 대역전극을 완성한 바 있다.

김세영은 "오늘 샷 이글이 두 번째, 정규 라운드 18번 홀의 칩샷이 세 번째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4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 홀 티샷이 물에 빠진 장면에 대해서는 "'도대체 무슨 운명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곧바로 반전이 일어났고 사실 지금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믿기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영은 박인비와 11언더파로 동률이던 18번 홀 티샷을 물에 빠트려 패색이 짙었으나 칩샷으로 파를 지키면서 힘겹게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는 "칩샷을 하기 전에는 그것이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공을 홀에 넣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연장전 샷 이글을 하기 전에는 7번과 8번 아이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8번을 택했는데 결과적으로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김세영은 경기가 끝난 뒤 "(박)인비 언니가 어떻게 그게 들어가느냐며 축하를 해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달 초 끝난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리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위에 머문 그는 "사실 그 대회 이후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메이저 우승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김세영은 "하지만 동시에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그런 경험이 나에게는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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