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호가 7일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제공
최상호가 7일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제공
“이번 대회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큽니다. 정말 의미 깊고 즐거운 이틀이었습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 최상호(69)가 프로 선수로서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최상호는 7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1)에서 열린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를 마친 뒤 “더는 프로 대회에 나서지 않겠다”며 “오늘이 마지막 프로 대회 라운드”라고 말했다. 전날 7오버파에 이어 2라운드에서 3타를 잃은 최상호는 중간 합계 10오버파 152타로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최상호는 지난해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철전한 뒤 어떤 프로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챔피언스투어에서도 2020년 7월 이후 발길을 끊었다. “나는 이제 은퇴한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한 최상호는 “이 대회에 평생 시드권을 갖고 있지만 젊은 선수 한 명 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서 그동안 나오지 않았다”며 “올해는 신임 KPGA 회장이 대회에 한 번 나오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간곡하게 출전을 요청해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최상호는 “1977년 프로 선수가 됐다. 가장 자랑스러운 건 그래도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모든 기록은 깨지게 마련이고 기록이 깨져야 발전하는 것이지만 최다승 기록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에서 43승을 할 수 있었던 건 미국이나 일본에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몸을 낮췄다.

최상호는 얼마 전 최경주가 54세의 나이로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최고령 우승 기록이 깨진 데 대해서는 “시원섭섭하다”고 활짝 웃었다. 최상호는 50세이던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우승했고, 이는 최경주가 깨기 전까지 19년 동안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이었다.

양산=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