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적게나마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자금 유출이 멈추지 않고 있다.

수년 간의 박스권 장세에서 반복되던 지수 상승이 펀드 환매로 연결되는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4월 첫 째 주(2~8일) 글로벌 주식형펀드로는 약 2억3000만 달러의 자금이 들어와 2주 만에 유입세로 전환됐다.

서유럽(39억1900만 달러)에서 자금이 주로 들어온 가운데 최근 유출이 컸던 북미 지역(59억2000만 달러 유출)에서의 유출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이는 미국 증시에 대한 차익 실현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다만 신흥 지역에서의 자금 유출은 여전해 일본을 제외한 신흥 지역에서는 13억56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는 급격히 위축됐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살아나는 모습"이라며 "특히 중국 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홍콩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 지역으로의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고설명했다.

글로벌 주식형펀드와 달리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는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나타나며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에만 4796억원이 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4년간의 박스권을 돌파할 조짐을 보이면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려 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4조455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대신 해외 주식형펀드로는 유럽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1조212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유럽의 자금 유입이 68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85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점을 볼 때 펀드 환매에 있어서도 긍정적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중 후반 1300억원 규모에 달했던 일 평균 펀드 설정잔액 감소 속도가 이달 13일 현재 470억원으로 둔화됐다"며 "아직까지 자금 유출이 멈췄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속도는 현저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즉 투신권 매도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던 펀드 환매의 정저미 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펀드 환매 강도가 현재보다 더 거세질 가능성은 낮다"며 "앞으로의 펀드 환매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