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은 2002년 상장 이후 최고가인 21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16일 종가는 19만9500원. 최근 두 달간 발표된 증권사들의 향후 6개월 목표주가(19만~21만원)를 넘어섰거나 근접했다. 한샘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 들어 외국인은 1804억7800만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918억7200만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큰손’의 매매패턴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개미들은 떨어질때만 기다린다는데…보란듯이 목표주가 뛰어넘는 한샘
○줄줄이 목표주가 재조정

한샘 주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지난 5년간 국동, 티웨이홀딩스, 삼립식품, 진도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이 올랐다. 5년 전(2010년 4월16일) 1만2100원이던 한샘 주가는 16배 이상 상승했고 시가총액 순위도 212위(2859억원)에서 58위(4조6950억원)로 껑충 올라섰다.

하지만 증권가는 대체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샘의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19% 상향 조정했다. 이경자 연구원은 “침대 등 수익성이 높은 가구 품목이 늘어난 점,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과 건축용 자재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서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도 이달 초 처음으로 한샘에 대한 분석자료를 내면서 목표주가 22만원을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는 종전 19만3000원에서 21만원으로 높였다.
개미들은 떨어질때만 기다린다는데…보란듯이 목표주가 뛰어넘는 한샘
○고평가 논란도 있지만…

주가에 이미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낮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이익에 비해 주가 수준이 적정한지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업계 평균보다 높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한샘의 PER 전망치(12개월)는 39.46배로 내구소비재 평균 PER 전망치(19.48배)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좋은 실적을 냈던 결과가 이미 주가와 PER에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인수합병(M&A)을 하거나 건자재, 생활용품의 매출 증가가 나타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보수적 투자를 권했다.

반면 한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영식 부사장은 “주가 고평가 논란은 3만원 시절부터 나왔고 5만원, 10만원, 15만원을 넘을 때마다 계속 제기돼온 문제”라며 “건자재 시장에 이제 막 안착하려는 시기이고 중국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까지 내다보면 충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자재 시장 규모는 26조원, 내년엔 31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건자재, 주가 상승 견인할까

한샘의 주력사업은 창업 때부터 키워온 부엌(4841억원)과 인테리어 사업(4612억원)이다. 특히 리모델링 수요를 잡기 위해 2008년에 시작한 인테리어키친(IK)이 2013년 1455억원, 지난해 2013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매출 신장을 견인해왔다. 이 부사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국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기업간 거래(B2B) 판매를 늘릴 계획은 없다”며 “국내에선 대형 유통망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 대한 건자재 판매를 늘리고 올해부터 중국 매출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샘이 현금 배당성향을 20% 안팎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도 추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이 부사장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한 배당성향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샘은 2012년 당기순이익의 27.4%를, 2013년엔 20.6%를, 지난해엔 17.7%를 각각 현금 배당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