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위시해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 증시(이머징 마켓)들이 11 거래일째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미국을 대신해 '글로벌증시 선도'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조정 장세 없이 장기 상승세가 지속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1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설'로 굳어졌던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9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 속에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환류, 가파른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금리인상 지연 전망으로 12일 영국 FTSE 신흥국지수는 전장 대비 1.1%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로, 이달 들어서만 7.7%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4월은 2012년 1월 이후 신흥시장 최고 장세로 기록될 것이다.

채권시장도 동반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이치방크의 분석가는 "예상을 밑도는 미국경제 실적에다 금리 인상 지연 전망이 이머징 마켓의 식욕을 당겼다"고 분석했다.

신흥시장 중 단연 최고 성적은 중국과 홍콩증시다.

지난 1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4.72%, 항셍지수는 15.54%의 상승률로 각각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오랫동안 투자가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브라질과 러시아도 상승행진에 동참했다.

두 시장의 부진을 예상해 온 JP모건은 지난주 말 "연초부터 중국시장의 과도 매수기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들이 기술적인 반등을 통해 적어도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여력이 있다"라며 투자가들에게 추천했다.

Fed가 올 여름이나 9월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불구, 신흥시장의 안도랠리 행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로저스 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도 최근 "러시아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러시아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로,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낮았다.

트리오젬 자산운용 CIO & EmergingMoney.com 창립자인 팀 시무어는 6일 CNBC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의 세계증시 행보를 분석, 신흥시장이 미국보다 더 유망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어닝 시즌의 미국기업 실적 부진이 그동안 덜 오른 신흥국 주식의 비중확대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실적 부진은 신흥국 증시의 비중을 늘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전 세계 증시에서 상대적인 매력이 두드러지면서 미국 증시와 차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