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톱20'에 의예과 17개…서울·연세·가톨릭대 순
대학 입시에서 수능점수 기준으로 문과 중 가장 합격선이 높은 학과는 1985년 서울대 법학과에서 30년 뒤인 2015년에는 서울대 경영대학으로 바뀌었다.

이과 중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학과는 30년 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지금은 서울대 의예과로 교체됐다. 전문가들은 입시 제도 변화와 취업이 인기 순위를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0일 1985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30년간 문과·이과별로 합격선이 가장 높은 학과(모집단위 기준) 20곳을 추려 분석한 결과 이과에서는 상위권 학교의 경우 지명도와 관계없이 의·치의·약학계열 인기가 치솟았다.

1990년대 초반까지 합격선이 가장 높은 학과는 서울대 물리학과였다. 1990학년도만 해도 상위 20개 학과 중 4곳에 불과했던 각 대학 의대는 2005학년도에는 상위 20위에 모두 포진했다. 특히 가톨릭대 의예과와 성균관대 의예과는 각각 성모병원과 삼성병원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순위가 급상승했다.

반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상위 20위권에 3~4개씩 들었던 한의학과는 2010학년도 이후에는 20위 안에 들지 못하는 등 인기가 급속히 하락했다. 또 2014학년도부터는 서울대 수학교육과와 화학생물공학부 등이 20위권에 드는 등 새로운 인기학과로 부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생들이 이미 포화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의대보다 적성에 맞는 학과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에서 이공계 출신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985학년도 문과에서 합격선이 가장 높았던 상위 20개 학과는 모두 서울대 소속이었다.

로스쿨제도 도입과 함께 법대가 사라지면서 2015학년도에 가장 합격선이 높은 학과는 서울대 경영대학으로 바뀌었다. 서울대 정치, 외교, 사회학과 등을 하나의 계열로 뽑는 사회과학계열이 2위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보였다.

1985학년도에는 서울대 영문학과를 포함한 인문계열 학과들의 점수가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대학보다 높았지만 2015학년도에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영대가 서울대 인문계열보다 합격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하늘교육 관계자는 “취업시장에서 전공이 더 중요해지면서 대학 이름보다 취업에 유리한 학과가 인기를 얻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년제 대학 취업률 평균은 54.8%지만 계열별 취업률은 크게 달랐다. 이과의 경우 공학계열은 65.6%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지만 의약계열은 72.1%로 공학계열을 압도했다. 자연계열은 52.3%로 평균을 밑돌았다.

문과의 경우 경영·경제계열은 57.6%로 높은 편이었고 사회계열도 54.1%로 평균과 비슷했다. 반면 인문계열은 45.5%, 예체능계열은 41.4%로 취업률이 매우 낮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