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 자동차 생산 확대에 대응
소재·가공기술융합…"사업 다각화+해외역량 강화"

현대제철이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현대하이스코 합병안을 결의했다.

오는 5월 2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7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1대 0.8577이다.

현대제철이 신주를 발행해 현대하이스코 주식 1주당 현대제철 주식 0.8577주를 현대하이스코 주주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진다.

합병 후에도 1대 주주는 기아차로 19.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1.81%, 현대차가 11.18%의 지분을 갖게 돼 현대제철 지배구조에 큰 변동은 없다.

현대하이스코와 합병 결의에 따라 자산규모 31조원, 매출 20조원 규모의 거대 철강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기준 자산 28조9천억원, 매출액 16조8천억원이며, 현대하이스코는 자산 2조5천억원, 매출액 4조2천억원이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9개국에서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인근에 냉연강판을 가공하는 13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운영하며, 강관 사업도 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자동차 생산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부문은 원래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이원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1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을 합병함으로써 쇳물부터 열연·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생산공정을 일원화한 일관제철소의 면모를 갖췄다.

현대제철은 별도로 남아 있던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SSC와 강관 부문까지 이번에 합병하게 됨에 따라,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해 종합 일관제철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 영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차세대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의 '소재 기술력'과 해외 SSC를 보유한 현대하이스코의 '가공 기술력'을 결합함으로써 품질·기술 대응력과 해외시장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영업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