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린시컴(30·미국)이 연장전 4연패 사슬을 끊고 '메이저 여왕'에 등극했다.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린시컴은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지만 연장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온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연장전을 네 차례 치렀으나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2010년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처음 연장전을 벌여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에게 패한 린시컴은 이후 2012년 호주 여자오픈, 2014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LPGA 챔피언십과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3차 연장까지 치르는 접전을 벌인 린시컴은 이번에는 18번 홀(파5)을 '행운의 홀'로 만들어내며 값진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됐다.

그는 17번 홀(파3)까지 7언더파로 선두 루이스에 2타 뒤져 있었다.

역전 우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의 18번 홀 두 번째 샷은 그린을 타고 돌면서 홀 약 3.5m 거리에 붙어 이글 기회로 이어졌다.

극적인 이글을 잡아 공동 선두가 된 린시컴은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루이스가 남은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은 세 번 모두 파5인 18번 홀에서 치러졌고 이는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266.6야드로 투어 3위인 린시컴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루이스는 249.3야드로 58위다.

린시컴은 2009년 이 대회의 전신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일궈낼 당시에도 18번 홀에서 역전에 성공한 기억이 있다.

그는 당시 최종 라운드 17번 홀까지 크리스티 맥퍼슨(미국)에게 1타 뒤져 있었지만 18번 홀 이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때도 올해와 비슷하게 그린 왼쪽에 떨어진 두 번째 샷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굴러 홀 1m 거리에 붙었다.

챔피언조에서 같이 경기하던 맥퍼슨이 파에 그치면서 린시컴은 극적인 역전 이글 퍼트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LPGA 투어에서 통산 6승째를 따낸 린시컴으로서는 연장 승부의 아픈 추억은 떨쳐내고 18번 홀에 대한 짜릿한 기억은 되살리게 된 올해 시즌 첫 메이저 대회가 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