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전망 3%대 초반으로 낮출 듯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대 초반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1~3월)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둔화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6% 달성’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로 구성된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18명에게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가능성’에 대해 설문한 결과, 83%인 15명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4%에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3.1~3.2%로 낮출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은이 오는 9일 ‘2015년 경제전망(수정)’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더 낮출 것이란 건 기정사실화돼 있다.

지난 1~2월 경제지표가 부진했고,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주 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상당폭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둔화가 주요인”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정책 목표인 경상성장률 6% 달성은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과 BNP파리바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2.7%로 제시했다. 물가상승률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기재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2%를 가정해 경상성장률 목표치를 정했지만 올 3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 수준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다.

기재부는 내심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저유가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확장적 거시정책의 효과와 유가 하락세가 2~3분기 성장률을 다소 개선시키더라도 가계부채 등이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3%대 초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정수/조진형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