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사실계곡 도롱뇽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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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탐방객 크게 늘며
작년부터 1마리도 발견 안돼
수질 나빠져…출입 제한해야
작년부터 1마리도 발견 안돼
수질 나빠져…출입 제한해야

서울시립대와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올봄 최악의 가뭄을 맞아 양서류 개체 수가 급감한 데다 수질 오염 및 탐방객 증가 등으로 백사실계곡에 사는 도롱뇽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2일 발표했다.
서울시립대가 2010~2015년 백사실계곡의 양서류 출현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도롱뇽 알 수는 2011년 1204개, 2012년 384개, 지난해 168개에 이어 올해 54개로 매년 큰 폭으로 줄었다. 도롱뇽 성체는 2012년 37마리에 달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계곡에 서식하는 산개구리 알도 2011년 514개에서 올 들어선 15개로 급감했다. 시립대는 “3~6월은 양서류 산란철로 백사실계곡의 골짜기마다 도롱뇽 알이 부화를 기다리는 시기”라며 “그러나 지금은 도롱뇽 알의 개수가 줄어들었고 그나마 남은 알도 하얗게 병들었다”고 지적했다.
시립대는 수질 오염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시립대에 따르면 2011년 1.3~1.6이었던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2013년 2.14~2.84로 높아졌다. 미생물이 물속에 있는 오염물질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산소의 양을 뜻하는 BOD는 높을수록 수질이 나쁘다는 의미다.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백사실계곡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36호로, 도심 속 비밀 정원으로 통한다. 1급수 지표종인 도롱뇽이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집단 서식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 시민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백사실계곡은 몇 년 전 공중파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탐방객 숫자가 급속히 불어났다.
곽정인 서울시립대 교수는 “백사실계곡에 상류 지역 오염원이 계속 유입돼 수질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보존을 위해 도롱뇽 산란 시기에 맞춰 백사실계곡 출입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