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웅 대표 "최고급 스포츠카 넘어 英 자동차 문화를 팔겠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넘어 영국의 자동차 문화를 판매하는 회사가 될 겁니다.”

이계웅 기흥인터내셔널 대표(사진)는 지난달 20일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의 국내 론칭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애스턴마틴은 첩보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타고 다녀 ‘본드카’로 불리기도 한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애스턴마틴의 국내 공식 딜러다. 이 대표는 “애스턴마틴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대표적인 스포츠카 브랜드”라며 “영국의 자동차 문화를 함께 알려야 진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찰스 존 헤이 주한 영국 대사와 영국·유럽 상공회의소 관계자 및 VIP 120명이 참석했다.

1913년 영국 사업가 라이오넬 마틴이 설립한 애스턴마틴은 올해로 102주년을 맞았다. 설립 후 프랑스의 ‘르망 24시 레이스’를 비롯한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가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명성을 쌓았다. 대당 가격이 2억원 안팎인 수제 스포츠카다. 차종은 본드카로 유명한 ‘DB9’을 비롯해 4도어 스포츠 세단인 ‘라피드S’와 그랜드 투어러 ‘뱅퀴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애스턴마틴을 판매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유럽과 영국의 역사·문화를 공부한 것”이라며 “왜 독일이나 프랑스가 아닌 영국에서 롤스로이스, 벤틀리, 애스턴마틴과 같은 최고급 브랜드들이 태어나고 성장했는지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영국이 △활발한 문화교류가 가능한 섬나라인 것 △산업혁명을 이끌며 가장 먼저 제조업이 발전한 것 △이를 바탕으로 쌓은 부로 오랜기간 세계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한 것 등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뱃사람 특유의 도전과 개척정신, 그리고 청교도 혁명과 같은 기존 질서에 수긍하지 않는 저항정신 등도 보다 새롭고 강한 자동차를 개발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이런 점을 공부하다 보니 애스턴마틴이라는 브랜드가 새롭게 다가왔고 국내 론칭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도 애스턴마틴 출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이 20만대에 육박하면서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고급 스포츠카 판매량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수입차, 스포츠카를 타는 이들을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열심히 노력해 자수성가한 이들이 성취감의 표시로 고급 자동차를 사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는 이런 이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을 탔지만 이제 그 이상을 원하는 수요가 증가했다”며 “애스턴마틴은 좀 더 색다른 자동차를 원하는 이들에게 멋진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999년 미국의 대표적인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의 국내 공식 딜러사를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영국 개이든에 있는 애스턴마틴 본사에서도 한국 공식 딜러사를 선정할 때 이 대표가 할리데이비슨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것을 주목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할리데이비슨 역시 단순히 모터사이클을 판매한 게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함께 알렸기에 지금까지 성장해 올 수 있었다”며 “네 바퀴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문화의 힘을 믿기에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은 고성능 스포츠카인 만큼 판매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도 중요하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1500㎡ 규모의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열고 소비자들이 상담, 판매는 물론 정비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애스턴마틴의 매력은 최고급 슈트를 입은 듯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하고 야성적인 감성”이라며 “전시장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애스턴마틴과 영국의 자동차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