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같은 날 동시 발표'까지 검토…5월초께 주인공 나올 듯

'국내 첫 5성(별)급 호텔' 타이틀을 놓고 삼성그룹 계열 호텔신라와 GS그룹 계열 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가 맞붙었다.

새로운 '호텔 별 등급제'를 도입한 한국관광공사는 업체들의 민감한 입장을 고려, '같은 날 동시 등급 발표'까지 검토하는 등 잡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호텔 별등급제 시행…신라·인터콘티넨탈 '5성급' 신청
26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25일 현재까지 "새로운 평가 제도를 통해 별 등급을 받고싶다"고 신청한 호텔은 모두 39개로 집계됐다.

이미 5개 호텔에 대해서는 실제 현장 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별 등급 평가를 신청한 호텔들은 대부분 기존 무궁화 등급(특1-특2-1-2-3)의 유효기간 3년을 넘긴 호텔들이지만, 무궁화 등급 유효기간이 남았더라도 재평가와 별 등급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이들 39개 신청 호텔 가운데 가장 높은 '5성(별 다섯개)' 등급에 도전한 호텔은 호텔신라(서울 장충동)와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서울 삼성동), 단 두 곳 뿐이다.

두 호텔 모두 현행 무궁화 등급제에서도 최고등급인 '특1급'에 해당한다.

새로운 별 등급제에서 호텔은 외부 심사에 앞서 관광공사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등급의 공식 채점표를 받아 스스로 점수를 매겨본 다음, 일정 기준을 넘을 것으로 자신하면 해당 등급을 신청한다.

5성급 인정 기준은 1천점 만점에 900점 이상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무궁화 등급제는 하나의 평가표를 적용, 점수별로 다섯 개 등급을 나눴지만 새 별 등급제는 각 다섯 등급에 따라 별개의 평가표로 엄격히 채점하는 만큼 현재 특1급 호텔이라도 5성을 받지 못하고 4성 등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라호텔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정도의 최고급 호텔들은 무난히 '5성' 현판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두 호텔 모두 1월 초중반 신청…'최초 5성' 가리려 접수번호 따질 수도
문제는 등급을 확정받는 순서다.

별 등급 평가제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만큼, 둘 중 한 호텔에 '한국 최초의 5성급 호텔' 칭호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미지와 명성이 생명인 호텔로서는 탐낼 수밖에 없는 타이틀이다.

우선 두 호텔이 밝힌 5성 등급 신청 접수 시점을 따지면, "1월 13일 이전"이라는 신라가 "(같은 달) 16일"이라는 인터컨티넨탈보다 다소 앞선 상황이다.

호텔신라측이 무궁화 등급 유효기한(1월 29일)을 넘기기도 전에 별 등급 평가를 자청했다는 뜻으로, '최초' 타이틀을 염두에 두고 신청을 서두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인터컨티넨탈에게도 희망은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신청 순서대로 평가를 진행해 등급이 발표되겠지만, 신청 날짜에 큰 차이가 없으면 평가 일정에 따라 등급 확정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관광공사는 두 호텔의 민감한 입장을 고려해 같은 날 동시에 두 곳의 별 등급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업계에서는 신청 접수번호까지 따지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다.

두 호텔이 같은 날 5성 등급을 확정받더라도, 한 쪽이 "신청일자 또는 접수 번호가 앞섰으니 우리가 진짜 1호 5성 호텔"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 4월 중 암행 평가…두 호텔 "자신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두 호텔에 대한 현장·암행 평가는 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따라서 국내 첫 5성 호텔의 주인공은 이르면 4월말 또는 5월초께 드러난다.

현장평가는 교수·호텔업 전문가(총지배인 출신 등)·소비자 대표 등 평가단이 호텔측과 조율을 거쳐 공개적으로 호텔 시설과 서비스를 채점하는 것이고, 암행 평가는 호텔에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불시에 투숙한 평가자가 진행한다.

평가를 앞둔 신라호텔 총지배인은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로서 자부심을 갖고 지금까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만큼, (평가에서도) 하던대로만 잘 하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인터컨티넨탈측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관계자는 "3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호텔로서, 서비스 품질과 노하우 등에서 어느 호텔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만큼 무난히 평가를 통과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