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되며 대외 불확실성이 사라졌지만 국내 증시 표정은 엇갈렸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며 코스피는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냈고 코스닥은 1.3%이상 상승폭을 키우며 640선에 진입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0.65포인트(0.03%) 내린 2037.24에 마감했다.

밤사이 미국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금리인상 우려 완화로 급등한 데 따른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난 것.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면서 금리인상은 9월 이후로 연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피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가 나타났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가 하락으로 소재, 에너지, 산업재 전반이 악영향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단기 조정으로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중소형주로 옮겨가면서 코스닥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유동성 장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조정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하락 출발한 후 약보합권 장세를 이어간 코스피는 기관 매도세에 장중 2030선을 내줬으나 장 막판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늘리면서 낙폭을 되돌렸다.

이날 기관은 22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투신권은 18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연기금과 사모펀드는 각각 125억원, 451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과 외국인은 215억원, 2180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차익, 비차익 모두 순매수로, 1517억7800만원 매수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의약품은 4%대 강세를 나타냈다. 한미약품과 근화제약은 가격제한폭(14.83%)까지 상승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녹십자와 명문제약은 9~10%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운수장비와 통신업은 2%대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2%대 약세를 나타냈고 현대모비스와 쌍용차는 3%대 급락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대 급락했고 KT는 1%대 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필두로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네이버와 신한지주, SK C&C 등은 1%대 강세를 나타낸 점이 돋보였다. SK하이닉스와 제일모직, 아모레퍼시픽 등은 상승했다.

한국타이어는 해외 사업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분석에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4%대 강세를 나타냈다. BMW가 당분간 삼성SDI 외에 다른 배터리업체와 거래할 계획이 없다는 발언에 우려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640선에 올라섰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8.27포인트(1.31%) 오른 640.08에 장을 마쳤다.

633.69에서 상승 출발한 코스닥은 꾸준히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나란히 722억원, 344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개인은 나홀로 10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닥 대장주를 재탈환한 다음카카오는 6% 넘게 급등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계열사로 편입했다는 소식이 장 후반 호재로 작용했다.

다음카카오에 밀려 시가총액 2위로 내려앉은 셀트리온은 1%대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체제를 선언한 영향을 받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8원(0.52%) 오른 1123.0원에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