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새 모멘텀' 필요한 코스피…실적 전망 상향군 '주목'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눈앞에 두고 다시 한 발 물러선 가운데 추가 상승을 위해선 새로운 모멘텀(상승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우호적인 대외 이슈에도 코스피가 2000선 돌파를 머뭇거리는 이유는 실적 우려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연초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된 종목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30분 현재 전날보다 0.20% 하락한 1986.49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연고점 돌파와 동시에 2000선 재등정을 기대하게 했지만 1990선에서 힘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우호적인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이 제한된 이유를 실적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실망감과 함께 오는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90%를 넘은 가운데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1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가량 줄었다.

특히 국내 상장사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순익 감소폭이 컸던 데다 국제유가 하락에 정유화학 업체들의 적자폭이 대폭 확대되는 등 직격탄을 맞으면서 투자심리를 얼게 만드는 주요인이 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사태 완화 등 대외 환경 덕에 코스피가 최근 안도랠리를 펼쳤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외국인에게 어필하는 곳은 아니다"라며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부터 엔화약세 재개 가능성,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다가오면 여전히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라며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깔려 있을 땐 실적 전망치가 대폭 상향된 종목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과거 IT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0년과 2008년을 제외하면 1~2월 실적전망 상향기업이 연말까지 추가적으로 상향 조정됐던 확률은 76% 가량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재 코스피100 구성종목 중 연초 이후 전날까지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순이익 기준)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총 26곳으로 이들 기업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평균 1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연간 실적 추이를 보면 감익보다는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맞다"며 "연초 이후 감이 흐름이 뚜렷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초 이후 실적 컨센서스가 오른 기업 중 아직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대한항공,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BS금융지주, 대우증권 등을 꼽았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