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는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정의화 국회의장, 여야 당 대표·원내지도부와 연쇄회동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행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일반 국민들도 어느 부 장관이 누구인지 알 정도로 활동이 보였는데 지금은 당 대표인 저도 장관 이름을 못 외울 정도로 장관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며 “장관들이 앞으로 나서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웅변하고 국민들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대표님이 (나를) 시집 보내주신다고 고생 많았는데 인준 과정에서 심려를 끼쳐서 너무나 죄송하다”며 “앞으로 대충하지 않고 확실히 하겠다”고 답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정 공백 없이 일하시게 돼 다행으로 생각하고, 여야와 늘 대화하고 소통해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총리가 돼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당·정·청 소통강화를 요청했다.

야당도 소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우리 당이 반대를 많이 해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해달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으로 비판받으시는데 (이 총리가) 역할을 잘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야 협상 파트너로서 4개월간 호흡을 맞췄던 우윤근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것에 미안함을 드러내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눈물을 비쳤다. 이 총리는 우 원내대표의 등을 두들겨주다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누가 뭐래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저의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 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이완구를 믿는다. 나라를 위해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날카로운 비판도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우 원내대표는 저한테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라며 “청문 과정에서 진심으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