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발레동호회 '아다지오' "스트레스 풀고 살 빼고…배려 배우는 힐링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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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무대 짜릿한 쾌감에 반해"
130여명 회원, 남성도 10여명
소외계층 어린이 초청 공연도
"발레 무대 짜릿한 쾌감에 반해"
130여명 회원, 남성도 10여명
소외계층 어린이 초청 공연도
지난 5일 오후 6시께 경기 수원시 매탄동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안에 있는 동호회센터 2층.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발레단인 ‘아다지오’ 회원 9명이 기다란 발레 바(bar)를 잡고 클래식 반주에 맞춰 동작을 연습 중이었다.
“엉덩이를 뒤로 빼지 말고 배에 힘을 주세요.” 서(seo)발레단 지도위원인 이동건 강사의 말이 끝나자 다들 거울을 보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땀방울이 마룻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곳곳에서 밭은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다지오는 2012년 1월 발레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사내 동호회다. 아다지오란 발레에서 다리의 동작을 천천히 보여주며 몸의 균형과 유연성을 보여주는 기법을 말한다. 3년 전 여섯 명으로 시작한 동호회 현재 회원은 130여명. 갓 입사한 24세 신입사원부터 50대 임원까지 다양한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그중 남성 회원도 10명을 넘는다. 초·중·고급 등 난이도가 다른 10개의 수업이 매주 화~금요일 오후 6~10시에 진행된다. 회사에선 강사료 일부를 지원한다.
창단 멤버인 김현선 씨(무선사업부 책임)가 지금껏 동호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발레는 다가가기 어려운 머나먼 세계라고 느껴졌고 거울 앞에 서는 것이 쑥스러웠지만 점점 발레 매력에 빠져 이제는 몸과 마음 모두 힐링이 된다”며 “특히 발레를 시작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는데 동료들이 ‘도대체 뭘 했길래 홀쭉해졌느냐’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독 눈에 띈 사람은 남성 회원 이성연 씨(무선사업부 책임)였다. 우람한 체격을 지닌 그는 손끝과 발끝의 섬세한 발레동작을 표현해냈다. 동호회에서 별명이 ‘발레의 신’이라고 했다. 원류 무용에 대한 동경 때문에 발레를 시작했다는 그는 “발레를 한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2년째 되니 다들 그러려니 한다”며 웃었다. 이어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 특히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최영진 씨(무선사업부 책임)는 “발레를 하며 땀을 흠뻑 흘리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며 “몸무게가 줄고 건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고산주 씨(프린팅사업부 선임)는 “몸이 뻣뻣했는데 발레를 하고 나서 가족들이 놀랄 만큼 유연해졌다”며 “동호회에서 여러 사업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덤”이라고 귀띔했다.
회원들은 연습실 밖에서도 친목을 다진다. 발레 공연을 보러 가고, 점심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입해 발레 동영상을 찾아 공유한다.
2013년과 지난해에는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공연을 열었다. ‘백조의 호수’ ‘지젤’ 등의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공연 때는 수원 지역 어린이발레단과 공동 무대를 꾸며 지역 소외계층 아이들 100여명을 초청했다. 김씨는 “다들 업무가 바쁘다 보니 무대에 공연을 한 번 올리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군무 동작을 함께 연습하면서 배려와 양보를 배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 매년 공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특별강사로 참여했던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발레를 업으로 하는 무용수들만큼 회원들의 열정이 대단해 깜짝 놀랐다”며 “직원들이 발레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준 삼성전자에도 무용인으로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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