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자치부는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한 직장인 엄마의 글로 화제다. ‘엄마가 미안하다’는 제목의 이 글은 아이 둘을 깨워 데리고 나가며 출근 전쟁을 벌이는 직장인 엄마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 글이 올라간 게시판은 행자부 본부 직원 840여명만 접속할 수 있는 공간인데도 16일 오전 기준으로 조회 수가 2000개를 훌쩍 넘었다.

16일 정종섭 행자부 장관과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들과의 ‘점심데이트’에서도 단연 이 글이 화제로 떠올랐다. 이날 행사에는 행자부의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 13명 중 10명이 참석했다. 현재 행자부 본부 및 소속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은 13명이다. 고위 공무원(2급 이상)은 김혜영 정보공유정책관 한 명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과장은 “직장에서는 강도 높은 업무와 야근, 주말 출근, 회식을 요구하고 가정에서는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결국은 가족과 시간을 희생하고 바쁜 아침 출근시간에 애꿎은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정 장관도 “‘직장맘’ 글과 그 밑에 이어진 공감·격려의 글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1년 365일이 가정의 날이지 특정 요일만 가정의 날로 지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근무시간의 탄력적인 조정,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을 통해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선진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