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가지고 세 받으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관련주는 직장인의 상상을 적은 돈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상장 주식을 사는 것만으로 부동산 간접 투자가 가능하다. 임대료 대신 배당으로 수익을 얻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리츠주의 최근 주가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서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데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가 안 보인다는 점도 리츠주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답답한 증시…고배당 리츠주 끌리네
◆저금리 속 리츠주의 약진

리츠 대장주로 꼽히는 맥쿼리인프라의 11일 종가는 7310원이다. 올 들어서만 6.71% 올랐다. 배당받을 자격을 얻은 투자자들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연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6%에 육박하는 시가 배당률이 확정되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새로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맥쿼리인프라의 주 수입원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이다. 도로 통행료와 시설 이용료로 이익을 낸다. 맥쿼리인프라는 2014년 하반기 배당액을 주당 225원으로 최근 확정했다. 상반기 193원을 합하면 주당 418원을 배당하는 셈이다. 이날 종가의 5.7%에 해당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까지는 주당 배당액이 442원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충남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들어오기 시작하는 2018년 이후에는 시가 배당률이 8%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무용 빌딩을 다수 보유한 부동산투자회사 맵스리얼티1의 주가도 단기 저점이었던 지난달 23일 이후 3%가량 올랐다. 미래에셋그룹이 본사로 쓰고 있는 서울 을지로 센터원 빌딩, 경기 분당 미래에셋플레이스 등이 주요 자산이다. 11일 종가 기준 2014년 시가배당률은 5.18%로 맥쿼리인프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부산 쥬디스태화 빌딩,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 등을 보유한 케이탑리츠 주가도 지난달 말 이후 강세로 돌아섰다.

◆리츠주의 명과 암

전문가들은 리츠주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배당 수익률에 주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낮은 이자를 주는 은행권을 이탈한 자금의 추가 유입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리츠주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적어도 2년 정도는 리츠주에 투자할 만하다”며 “배당을 포함해 연 6~7% 정도의 수익은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주가 많지 않고 투자 자산이 단조롭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상장 리츠사가 200여개에 달하고 시가총액도 7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시장 자체가 걸음마 단계라는 뜻이다.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수익률과 자산 변화 등을 꼼꼼히 따진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현금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