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주식투자와 골프가 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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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증권부 차장 leebro2@hankyung.com
주식투자와 골프는 닮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우선 그렇다. 기대를 배반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멘탈(mental)과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까닭이다. 그중 멘탈은 거의 모든 문제를 아우른다.
떨어지면 안절부절못하다 매도 타이밍을 놓친다. 미련 때문이다. 조금만 올라도 그새를 참지 못하고 팔아치운다. 공포 탓이다. 이럴 때면 그 종목은 꼭 상한가를 이어간다. 되는 게 없는 거꾸로 투자다. 이른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속성이다. 욕심을 버리라는 투자 고수의 조언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대신 한 방에 만회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도박으로 곧잘 빠져든다. 이판사판 ‘다걸기’다. 결과는 참혹하다. 반토막 나거나 깡통계좌가 다반사다. 투자금이 여윳돈이 아닌 건 더욱 비극이다. 아내 몰래 대출받은 비자금일 공산이 크다. ‘개미=공익(公益)투자자’란 등식은 그래서 나온 우스개다.
시장 이기려는 욕망이 禍 불러
골프도 마찬가지다. 장비 투자에는 돈 아까운 줄 모른다. 하지만 연습은 가물에 콩나듯 인색하다. 힘을 빼야 고수가 된다는 레슨 프로의 조언은 힘을 써야 멀리 간다로 실천한다. ‘팔로스루(follow through)’ 해야 똑바로 간다는 말을 ‘팔로 스윙’으로 듣는 이도 여럿이다. 몸 따로 마음 따로다. 이기겠다는 욕망,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조급함이 참사를 낳는다. 고수는 가족과 나라를 먹여 살리지만 하수는 골프공 회사, 내기 친구들을 먹여 살린다. 말 그대로 ‘공익 골퍼’다.
투자는 어렵다. 많은 전문가들이 ‘신의 영역’이라며 손사래 치는 게 주가의 향배다. 주가 예측의 어려움을 일깨우는 사례들은 많다. 버튼 멜키엘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침팬지 실험이 대표적이다. 이 영장류가 마구잡이로 고른(random-picking) 포트폴리오가 전문 펀드매니저의 수익률을 눌렀다는 이야기다. 오죽했으면 만유인력을 발견한 천재 물리학자 뉴턴도 요즘말로 ‘쪽박’을 찼을까. 천재 수학자이기도 한 그는 남해회사(The South Sea Company)란 무역회사에 전 재산을 밀어 넣었다가 비참한 말년을 살았다.
그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의 광기(狂氣)는 계측하기 어렵다”는 말을 남겼다. 변덕스런 시장에 대항하지 말라는 교훈은 그래서 많은 투자 고수들의 금과옥조로 통한다.
투기 본능을 투자 철학으로
한 번 만들어진 골프 근육은 바꾸기 어렵다. ‘투기 본능’을 ‘투자 철학’으로 바꾸는 것 또한 그렇다.
방법은 없을까. 고수들의 해법은 대개 한 곳으로 수렴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좋은 주식(우량기업)을 여러 개 골라(분산투자), 월급의 5~10%씩 꾸준히 사둘 것(분할매수) 등이다. ‘장기 투자했다가 깡통찬 사람들이 한둘인가’라는 반문이 생기는 투자자라면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말을 상기해 볼 일이다.
“배우자를 찾듯 주식을 골라야 합니다. 동업자가 돼야 해요. 그 회사를 밥 먹듯 들여다봐야 한다는 거죠. 커피 마실 돈, 담배 살 돈만 아껴도 맘 편히 장기투자를 할 수 있지요.”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 지치고 변덕스런 코스닥에 배신당한 투자자라면 곱씹어 봐야 할 투자의 기초다.
이관우 증권부 차장 leebro2@hankyung.com
떨어지면 안절부절못하다 매도 타이밍을 놓친다. 미련 때문이다. 조금만 올라도 그새를 참지 못하고 팔아치운다. 공포 탓이다. 이럴 때면 그 종목은 꼭 상한가를 이어간다. 되는 게 없는 거꾸로 투자다. 이른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속성이다. 욕심을 버리라는 투자 고수의 조언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대신 한 방에 만회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도박으로 곧잘 빠져든다. 이판사판 ‘다걸기’다. 결과는 참혹하다. 반토막 나거나 깡통계좌가 다반사다. 투자금이 여윳돈이 아닌 건 더욱 비극이다. 아내 몰래 대출받은 비자금일 공산이 크다. ‘개미=공익(公益)투자자’란 등식은 그래서 나온 우스개다.
시장 이기려는 욕망이 禍 불러
골프도 마찬가지다. 장비 투자에는 돈 아까운 줄 모른다. 하지만 연습은 가물에 콩나듯 인색하다. 힘을 빼야 고수가 된다는 레슨 프로의 조언은 힘을 써야 멀리 간다로 실천한다. ‘팔로스루(follow through)’ 해야 똑바로 간다는 말을 ‘팔로 스윙’으로 듣는 이도 여럿이다. 몸 따로 마음 따로다. 이기겠다는 욕망,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조급함이 참사를 낳는다. 고수는 가족과 나라를 먹여 살리지만 하수는 골프공 회사, 내기 친구들을 먹여 살린다. 말 그대로 ‘공익 골퍼’다.
투자는 어렵다. 많은 전문가들이 ‘신의 영역’이라며 손사래 치는 게 주가의 향배다. 주가 예측의 어려움을 일깨우는 사례들은 많다. 버튼 멜키엘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침팬지 실험이 대표적이다. 이 영장류가 마구잡이로 고른(random-picking) 포트폴리오가 전문 펀드매니저의 수익률을 눌렀다는 이야기다. 오죽했으면 만유인력을 발견한 천재 물리학자 뉴턴도 요즘말로 ‘쪽박’을 찼을까. 천재 수학자이기도 한 그는 남해회사(The South Sea Company)란 무역회사에 전 재산을 밀어 넣었다가 비참한 말년을 살았다.
그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의 광기(狂氣)는 계측하기 어렵다”는 말을 남겼다. 변덕스런 시장에 대항하지 말라는 교훈은 그래서 많은 투자 고수들의 금과옥조로 통한다.
투기 본능을 투자 철학으로
한 번 만들어진 골프 근육은 바꾸기 어렵다. ‘투기 본능’을 ‘투자 철학’으로 바꾸는 것 또한 그렇다.
방법은 없을까. 고수들의 해법은 대개 한 곳으로 수렴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좋은 주식(우량기업)을 여러 개 골라(분산투자), 월급의 5~10%씩 꾸준히 사둘 것(분할매수) 등이다. ‘장기 투자했다가 깡통찬 사람들이 한둘인가’라는 반문이 생기는 투자자라면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말을 상기해 볼 일이다.
“배우자를 찾듯 주식을 골라야 합니다. 동업자가 돼야 해요. 그 회사를 밥 먹듯 들여다봐야 한다는 거죠. 커피 마실 돈, 담배 살 돈만 아껴도 맘 편히 장기투자를 할 수 있지요.”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 지치고 변덕스런 코스닥에 배신당한 투자자라면 곱씹어 봐야 할 투자의 기초다.
이관우 증권부 차장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