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美 금리인상 대비 정책 공조 합의…최경환 부총리 "선진국·신흥국 통화 스와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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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선언문 채택


아울러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신흥국 금융불안에 대비해 지난해 G20에서 채택된 시나리오 분석을 확대·발전시키기로 했다. G20는 시나리오 분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 공조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의장국인 터키가 마련한 공동 선언문 초안에 없었지만 한국이 제안하면서 받아들여졌다. 구체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재무장관 회의에서 상이한 주요국 통화정책이 야기하는 위험을 분석하고 실행력 있는 공조 방안을 제언하기로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나리오 분석을 정책 공조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G20 고위급 핫라인 개설, G20의 시장메시지 시스템 구축 등이 구체적인 공조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G20가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를 중재할 것을 제안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일부 선진국과 통화스와프를 유지한 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고 있다.
G20는 유가 하락이 일부 국가의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코뮈니케에 반영했다. 최 부총리는 “세계 경제 신뢰승수가 작동한다면 최근 유가 하락도 구매력과 투자를 증가하는 ‘좋은 디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뢰승수는 경제주체의 신뢰가 한 단위 변할 때 수반되는 연쇄적인 소득이나 소비의 변화를 일컫는다. 정부 지출을 늘려야 국민 소비도 늘어난다는 케인스 승수이론의 일종이다.
그는 세계 경제 상황이 ‘좋은(rosy) 디플레이션’과 ‘나쁜(bad) 디플레이션’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1986년 독일은 유가 하락으로 실질구매력이 증가하고 생산비용이 하락해 생산을 끌어올린 ‘좋은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반면 1999년 일본은 추가적인 가격 하락 기대로 구매가 연기돼 경기침체에 빠진 ‘나쁜 디플레이션’을 겪어야 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가 좋은 디플레이션의 전제로 제시한 신뢰승수는 G20 회원국이 약속한 성장전략 등의 이행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탄불=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