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5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경기 둔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10일 발표했다. 2009년 11월(0.6%) 이후 5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부터 1%대에 진입한 이후 줄곧 둔화 추세다. 생산자물가는 3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은행 ANZ는 중국의 이 같은 물가 상승률 둔화에 대해 “중국에서도 디플레이션이 실질적인 위험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특히 생산자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경기 둔화로 중국 내 수요가 그만큼 약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1월 물가상승률 둔화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줄리언 에번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1월 물가상승률 둔화는 물가가 들썩이는 춘제 연휴가 작년에는 1월이었는데 올해는 2월로 이동한 것과 국제유가 하락 등이 주된 원인”이라며 “상당수 중국 기업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