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해명에 나섰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9일(현지시간) CNN방송의 뉴스 진행자 크리스천 아만포어와 화상으로 연결한 대담에서 새로 출범한 그리스 좌파 정부는 개혁의 고삐를 확고히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우리 정부는 2009년, 2010년 상황으로 결코 되돌아가지 않도록 그리스를 철저히 개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부채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진다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그리스 의회 연설에서 유럽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대대적인 긴축을 전제로 확보한 구제금융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 긴축이 후퇴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긴축조치를 "병든 소에 채찍을 휘둘러 젖을 짜내려 하는 것"이라고 비유하면서 이렇게 한다는 것은 소를 죽이고 우유도 얻지 못하게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치프라스 총리나 바루파키스 장관은 그리스 신정부가 정부재정의 구멍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수년간 적자를 지속한 끝에 간신히 흑자를 이뤘으며 올해는 경제도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채무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달하는 수준이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11일 개최될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테이블에 그리스가 어떤 제안을 올려놓을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의회 연설을 통해 최저임금을 올리고 긴축조치의 일환으로 해고된 공무원의 일부를 복직시킬 것을 약속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공무원 복직이 그리스의 대외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다.

이에 대해 바루파키스 장관은 복직되는 공무원이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바루파키스 장관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이 BBC방송에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햇다.

그는 "그렉시트는 우리의 사고 과정의 어디에도 근접해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유로존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유로존에 대해 무슨 비난을 하던 일단 그 안에 있다면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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