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시범케이스에 걸린 예를 <희생양>이라고 한다.





양이라는 동물의 대표성은 온순함이다. 누구를 해하지 않는다.









특히 성경에서는 <어린 양>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양>은 <그리스도>를...<양의 피>는 인류를 위해서 대속 제물로 죽으신 <예수의 보혈>을 지칭한다.





결국 <양>은 그 자체로서 엄청난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지...







<모세오경>에는 제물에 대한 자세한 자격요건과 제물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 말들이 나오는데...여기서도 주로 나오는 동물이 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와 조선조에...<청명>과 <백중> 그리고 시월 초하루에 제사 제물로 사용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양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한자에서도 풀 해(解) 자를 보면 뭔가 어려운 일을 풀기 위해서 뿔 달린 동물을 칼로 베어 하늘에 바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역식 양과 관련이 있는 상형문자로 볼 수 있다.







양이 가진 또 하나의 상징성은...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의미다.





유목 생활을 했던 중동 사람들에게 양은 재산 중에 으뜸이었고...가장 중요한 재산목록 1호를 제물로 바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양만이 제물이 되었던 것은 아니다. 고대 티벳의 라마불교에서는 <강링>이라는 주술적 물건이 있는데...이게 제물로 바쳐진 18세 처녀의 허벅지 뼈로 만들었다는 설명을 본적이 있다.





그 18세의 처녀라면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예쁠 나이다. 그 자체로서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제물이라고 하는 것은 두 가지의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하는데...





일단 강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라야만 제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도...뭔가 바로 돌아가기 위해서 가끔은 제물로서의 희생양이 필요할 때가 있고...마찬가지로 상징성과 중요성이라는 두 가지의 조건에 속해야만 제물이 될 수 있다.







그럼 지난 번 이야기를 이어가보자.







너였더라면...2400명에 대해 희생을 선택해야했을까 아니면 미국을 불황에서 구해내지 못하더라도 무고한 2400명의 희생에 반대했어야 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너의 답변은 나를 무척 놀라게 했는데...사실 그 질문에 정답은 없다.





좀 더 정답에 가까운 답변이라면...“직업에 따라 다른 답이 나와야 한다.”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 너의 직업이 종교가라면...당연히 어린 양 하나라도 더 살리는 쪽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면...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더 보탬이 되는 쪽을 선택해야만 한다.





다시 한 번 예를 들어 보자.





도마뱀이 꼬리를 천적에게 물렸다고 하자.





도마뱀은 자신의 꼬리를 자르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도마뱀의 꼬리는 자신을 희생해서 도마뱀 본체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도마뱀의 꼬리의 입장과 머리의 입장인데....





그 희생에 대한 판단은 희생의 당사자인 꼬리가 아니라 머리가 내린다는데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희생은 머리에 의해 강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때 꼬리가 억울함을 호소한다면...어찌될까? 꼬리가 죄가 없다는 것은 다 알지만 그렇다고 꼬리의 죽음을 막는 것은 전체를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이 때 머리의 역할은 빨리 꼬리를 떼어내서 전체를 구하는 것인데...그 판단은 단호하고 빠르게 진행되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브라질이라는 나라에서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보자.





이 대통령은 평상시에 <금융 비리>를 아주 좋지 않게 생각을 했었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금융 비리를 반드시 “지우마”라고 생각했다고 하자.





한데...막상 칼을 들고 보니...세상에 금융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국민 모두를 다 가두고 벌을 주어야할까?





그럼 나라가 망할 것이다.





이런 경우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쇼맨십이 필요하다.





상징성 있는 희생양이 필요하다.





이 때 희생양의 기준은 죄를 많이 지은 순서가 아니다.





검찰이 시간이 남아서 죄의 경중까지 따져서 죄를 묻을 시간도 없다.





가장 빠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징성 있는 회사를 하나 제대로 때리는 것이다.





이 때 선택되어지는 제물은...국민들이 모두 수긍할만한 제물이어야만 할 것이다.





만약 규모가 작은 소기업 하나를 제물로 선택한다면...정의는 실현되지 않고...제물은 억울한 죽음만 당하는 것이다.





당연히 딱히 죄가 없어도 단지 그가 가진 상징성과 중요도 때문에 시범케이스에 걸려서 갑자기 평생 일구어왔던 명예와 재산을 날리는 경우도 있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상당한 기회의 박탈로 오기도 한다.







건재도 살다보면 어느 순간에 이유 없는 제물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때 설령 네가 꼬리가 되었다고 해도 불만을 하지 말도록 해라.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여라.





인생이라는 것은 언제나 스스로 도마뱀의 꼬리가 될 수도 있고 그 꼬리를 잘라내야만 하는 머리가 될 수도 있다.





머리라면 머리로서 나머지 몸통을 살리려는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것이고 꼬리는 꼬리로서 희생을 감수해야만 그 사회가 건강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어찌 보면 꼬리의 입장이 되었을 때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그 꼬리를 잘라야하는 머리의 입장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을 비교해보렴...





내가 루스벨트였다면 미국을 살리는 결정을 했을 것이다. 피눈물이 나는 선택일지라도 정치가로서의 선택은 항상 대중에 포커스가 맞추어져야 한다.





또한 내가 반대로 진주만에 정박해있던 군인의 입장이었다고 해도 결코 나의 희생을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희생으로 인해 미국은 초강대국이 되었으니까 나는 명예롭게도 조국을 살린 행운아였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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