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기업인 크리가 4일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29일 LED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빠진 지 엿새 만이다. 크리는 적합업종 지정 해제로 진입이 가능해진 공공조달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국내 대기업은 적합업종 대신 ‘앞으로 3년간 공공조달 참여를 자제한다’는 자율협약을 중소기업들과 맺었다.

크리가 이날 한국총판인 트루라이트를 통해 판매하겠다고 공개한 제품군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 또는 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가로등 보안등과 같은 공공조달 시장용 제품이 많다. 크리 제품의 홍보를 맡은 에머슨케이파트너스의 권현선 이사는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87년 설립된 크리는 LED 칩과 패키지, 조명 구성품과 기구 등을 수직계열화한 글로벌 기업이다. 오스람 필립스 등 전통 조명기기에서 LED로 넘어온 다른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LED로 성장했다.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조명 쪽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지난해 미국 전구형 LED 조명 시장에 진입한 지 1년 만에 이 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에 매출 16억4700만달러(약 1조8117억원), 영업이익 1억3400만달러(약 1474억원)를 올렸다.

국내 업계는 지난 3년간 LED가 중기 적합업종으로 묶인 탓에 삼성전자 LG이노텍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까지 상당 부분 경쟁력을 잃었다. 삼성전자는 국내 LED 조명 영업망을 축소했다. 서울반도체 루멘스 등 중견 LED 기업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