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창업 열풍] "홍콩 청년 스타트업 키울 것"…알리바바, 1419억원 지원
‘짝퉁’ 유통 문제로 중국 정부와 최근 대립각을 세웠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홍콩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민주화 시위를 통해 표출된 홍콩 젊은이들의 반(反)중국 정서로 고민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2일 홍콩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홍콩 젊은이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10억홍콩달러(약 1419억원) 규모의 펀드를 연내 조성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이를 위해 펀드 운용을 담당할 ‘홍콩청년기업가재단’을 홍콩에 설립할 계획이다. 재단은 홍콩 청년들이 세우는 스타트업에 자본금을 지원하고, 이들 스타트업이 생산한 제품을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사이트 타오바오(淘寶)를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홍콩의 연구소 ‘우리홍콩재단’이 개최한 포럼에 참석해 “홍콩 젊은이에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세운 기업이 홍콩과 중국 본토 간의 가교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측은 펀드 설립에 어떤 정치적 의도도 있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홍콩의 정치평론가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제임스 성 홍콩 시티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영리한 마윈 회장이 홍콩 문제로 고민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창업지원 펀드란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