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씨(42)는 얼마 전 기침과 열이 나서 직장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의사는 근육통과 인후통이 심한 김씨 증세가 단순 감기가 아닌 것 같다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인플루엔자 종류 A·B·C 중 B타입이 검출됐다. 겨울 독감에 걸린 것이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겨울철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말한다.

전국에 첫 독감주의보…중년층 확산 조짐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2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어린이·청소년에서 시작된 인플루엔자 독감 유행이 사회활동이 많은 중년층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3주차(1월11~17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 보고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인플루엔자 독감 의사(擬似)환자(고열·기침 등 독감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그 전주 10명에서 14명으로 늘었다.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독감 유행경보 기준인 1000명당 12.2명을 초과한 것이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바이러스가 폐까지 침범할 확률이 높다. 뇌염과 심근염, 폐렴 등의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감기는 미열이 서서히 시작되는 반면 독감은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등 심한 몸살 증상을 앓거나 38~41도에 이르는 고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전문의들은 감기에 자주 걸리는 등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학원 생활을 많이 하는 청소년들은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독감은 통상 4월까지 유행한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 과장은 “독감은 통상 1월 2~3주에 본격적으로 늘어나 1월 말과 2월 초순에 정점에 이른다”며 “지금부터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같은 바이러스 호흡기 질환은 주변의 감염자·잠복기 환자가 말할 때나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이 호흡기로 들어와 전염된다. 환자 손이 닿은 문고리·손잡이·전화기 등을 손으로 만져도 옮을 수 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비누나 알코올 세정제로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