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중앙은행이 지난 15일 자국 통화인 스위스프랑의 환율 하한선을 전격 폐지한 뒤 세계 금융시장에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유명 헤지펀드가 간판 펀드를 청산했고, 세계 주요 외환거래 은행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거시경제 상황을 분석, 투자하는 미국의 매크로 헤지펀드 운용사 에버레스트캐피털은 간판 펀드인 ‘글로벌펀드’를 청산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스위스프랑의 가치 하락에 베팅했지만 스위스프랑 가치가 급등하면서 손실 규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펀드는 이 회사의 창립자인 마르코 드미트리예비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접 운용하는 7개 펀드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크고 역사도 가장 오래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 펀드의 자산 규모는 8억3000만달러(약 8943억원)였다. 드리트리예비치 CIO는 다섯 차례의 신흥국 통화위기를 넘긴 것으로 유명한 펀드매니저다.

세계 1, 2위 외환거래 은행인 씨티은행과 도이치뱅크는 스위스프랑화 가치 급등으로 각각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영국은행 바클레이즈도 1억달러가량의 피해를 봤다. 미국 최대 민간 외환중개회사인 FXCM은 이날 주가가 88.20% 폭락해 거래가 중단됐다.

유로화는 16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459달러까지 떨어져 2003년 9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1.50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