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이 65억달러(약 7조300억원) 규모의 카타르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열더치셸은 카타르 국영석유공사와 합작으로 카타르 라스라판에 65억달러를 투입, 세계 최대 석유화학 공장을 짓기로 한 ‘알 카라아나’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공업지구 라스라판에 2018년까지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연간 200만t의 석유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셸은 2011년 12월 카타르 석유공사와 80 대 20으로 합작 투자를 결정했지만 국제 유가 폭락으로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려워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벤 판뵈르던 로열더치셸 최고경영자(CEO)는 “설계·조달·시공 부문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비용 부담으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지금처럼 에너지 관련 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는 투자 수익성 평가를 좀 더 신중하고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셸은 지난해 3분기 말 120억달러(약 13조원)의 자산을 매각하는 긴축 방안을 발표하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유전 개발과 석유화학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는 잇따라 취소되거나 보류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프리미어오일은 남대서양과 포클랜드섬 인근 해역의 유전 개발을 위한 ‘바다사자 프로젝트’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유가가 회복될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트오일은 그린란드 서쪽 해안 세 개 지역의 원유탐사권을 반납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