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올바른 뱃살 빼기
새해 결심으로 가장 흔한 것은 아마도 금연과 살빼기가 아닐까 싶다. 두 가지가 늘 상위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금연도 그렇지만 살빼기, 특히 뱃살 빼기는 난코스 중에서도 고난도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시중엔 수많은 비법이 넘쳐나지만 정작 성공하는 이는 보기 힘들다. 잘록한 허리는 누구에게나 꿈이다. 흔히 똥배로 불리는 뱃살은 아가씨와 아줌마, 청년과 아저씨를 구분하는 결정적 지표가 되곤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옷을 입어도 ‘핏(fit)’이 살지 않고 건강에도 적신호다. 수많은 이들이 뱃살과의 전쟁을 치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전쟁에서 많은 이가 패하는 건 꾸준한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잘못된 방법 탓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은 흔히 다이어트와 함께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택한다. 남성은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무산소 운동에 주력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남녀 간에 서로 바뀌었다는 게 의료인들의 지적이다. 남성의 복부비만은 대체로 간 위 대장 등 장기주변에 지방이 생기는 내장비만이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주로 피부 바로 아래 피하지방이 쌓여 배가 나온다고 한다. 복부비만 형태가 다르니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몸속 내장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는 윗몸일으키기 같은 무산소 운동보다는 다이어트와 걷기 등 유산소운동이 필수적이다. 최근 ‘식스팩 쇼트컷’이라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유명해진 헬스트레이너 마이크 창도 윗몸일으키기가 남성들이 식스팩을 만드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여성 뱃살의 원인인 피하지방은 식이조절보다는 복근을 많이 움직이는 근력운동을 해야 잘 없어진다는 게 최근 이론이다. 현실에선 남녀 간 서로 반대의 방식을 택한 경우가 많았으니 효과도 적었던 것이다.

뱃살과 관련된 남녀 공통 현상은 성장호르몬 감소가 뱃살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성장호르몬은 60대에는 20대의 절반 수준이 된다.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몸 곳곳에 고루 퍼지게 하는데 분비량이 줄면 지방이 주로 복부에만 쌓이게 된다고 한다. 연령 증가에 따른 기초대사량 감소도 똥배를 조장하는 또 다른 원흉이다.

누구나 날씬한 허리를 꿈꾼다. 먹는 다이어트 약이 나오고 왕(王)자 복근 성형술까지 등장한 것도 그래서다. “배는 곧 인격”이라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왕도는 없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실천할 강철 같은 의지만이 당신을 몸짱으로 만들 수 있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